[기획] 시위 나선 금감원 직원들…조직 분리 반대 설득력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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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위 나선 금감원 직원들…조직 분리 반대 설득력 얻으려면

더리브스 2025-09-10 16:1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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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과 직원 700명이 최근 발표된 조직개편안에 반대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금감원 직원들이 이 같은 규모로 항의 의사 표명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이들은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고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이원화되는데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정부안대로라면 독립성이 침해되고 유기적인 협력이 어려워진단 우려에서다.

금융 전문가 집단이 내는 목소리를 간과할 순 없다. 다만 금소원 분리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외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만큼 전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다.


반대 한목소리 ‘역대급’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 70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금감원 청사 1층에서 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외치는 항의 시위를 열었다. [사진=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제공]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 70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금감원 청사 1층에서 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외치는 항의 시위를 열었다. [사진=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제공]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 70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금감원 청사 1층에서 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외치는 항의 시위를 처음 개최했다. 본원 인력이 2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참여 인원은 30%대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은 금소원 분리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역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보호라는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감독 기능과도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한데 조직이 분리되면 이는 전보다 어렵게 된다고 봐서다.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단순히 금감원 직원들이 공무원 신분으로 바뀌면 급여 등의 처우가 달라질 수 있다는 1차원적인 우려가 아니다. 이들은 감독기구가 정부 기관이 될 시 독립성을 침해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근길 시위로 직원들 및 취재진과 마주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일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내놨으나 개편안이 원점에서 검토되도록 의견을 전달하겠다거나 하는 식의 입장표명은 없었다.


금감원 조직개편안 어떻길래


업계에 따르면 당정이 전일 발표한 금감원 조직개편안은 조직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독립해 금소원을 신설한 뒤 이를 금감원과 나란히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금융감독위원회 산하기관으로 두는 내용이 골자다.

최근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후 소비자 보호 기조가 강화된 점만 고려하면 감독과 보호 기능을 분리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게 각 역할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는 최선인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단 점에서 우려된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직개편안대로 한다면 과거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2007년 이미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으나 지난 2009년 독립성과 자율성 문제로 민간기구가 돼 현재에 이르고 있어서다.

공공기관 지정은 지난 2017년 금감원 채용 비리 논란과 관련해서도 검토돼왔으나 같은 이유에서 경영 공시와 비효율적 조직 운영 문제 해소 등을 조건으로 유보됐다. 결국 공공기관으로 전환됐다가 같은 문제가 생기면 예산 낭비 등으로 다시금 비효율을 낳게 되는 셈이다.


내부 공감대 넘어 금융소비자 설득 必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이 10일 오전에도 검은색 옷을 입고 출근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제공]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이 10일 오전에도 검은색 옷을 입고 출근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제공]  

금감원 노조·직원이 주말 개편안 발표 직후 전례 없는 규모로 출근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직 분리가 가져올 파장에 대한 내부적인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요한 건 대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일이다. 정부는 그간 금융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조직개편에 나서려는 만큼 이번 개편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이 먼저 납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금융소비자들은 직관적으로나마 금소원으로 조직을 이원화하는 게 소비자 보호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커서다. 더욱이 보이스피싱이나 불완전판매 등으로 민원을 냈거나 시위에 참여해온 금융소비자는 금소원 분리를 보다 환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집행위원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감원은 제재심을 위한 검사와 분쟁조정을 위한 검사를 달리하는데 제대로 연결이 돼 보이지 않았고 현재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도 제도가 안 돼 있다”라며 “향후 금융 피해자들이 계속 나올 텐데 보호하려면 이번 기회에 독립시키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금감원 소비자 보호기구가 제대로 일을 못해왔다”며 “소비자 보호기구는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가면서 여론의 힘도 받아가지고 문제 있는 회사가 좀 부담도 느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해왔고 금감원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별도 소비자 보호 기구에서 차라리 빨리 압박을 가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 전문가 집단이 한 목소리로 개편을 반대하는 데에 지레 색안경을 낄 필요는 없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금융 감독기관을 역할 중심으로 분리하기보다 오히려 통합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전문가로서 이들이 내는 목소리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감독 업무와 소비자 보호 업무 간에 협조가 굉장히 중요한데 별도 조직이 되면 필연적으로 업무 중복이나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감독원에서 소비자 민원 등을 받아 감독 내 규정 등에 반영하기에 한 조직이 맞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기구가 분리된 곳이 영국과 미국인데 정부 효율화와 금융 혁신 등의 일환으로 금융감독기구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라며 “영국은 의회 보고서에서 분리된 감독체계가 중복 규제되고 있고 경쟁적 감독 영역이 확장돼 규제 부담이 늘어 금융산업 성장을 저해한다고 분석했으며 미국도 중복 규제 해소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기구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주말 조직개편안이 나와 월요일날 대위원들이 긴급회의를 했고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기로 해서 어제 1차 집회를 갖고 오늘 2차 집회를 한 상태”라며 “내일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서 당장은 다음날 계획을 세우기 바쁜 상태”라며 “언제까지 진행한다든가 하는 계획은 향후 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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