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전공의 공백 대신한 간호사들 토사구팽"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은 지난 5∼9일 진행한 쟁의행위(총파업) 찬반투표가 93.5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며 오는 17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투표에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조합원 2천895명(투표율 85.30%)이 참여했다. 찬성은 2천709명(93.58%), 반대는 181명(6.25%), 무효표가 5명(0.17%) 이었다.
노조는 작년부터 이어진 전공의 집단행동 상황에서 대다수 부서의 인력은 줄어들었지만, 환자 중증도는 상승해 필수 인력의 노동 강도가 세지고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총인건비제 시행으로 서울대병원 직원의 실질 임금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입사 5년차 이후 직원들은 사실상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필수인력 충원·임금체계 개편 ▲ 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 ▲ 총인건비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간호사인 권지은 서울대병원 교섭단장은 "지난 1년 6개월간 전공의 공백을 대신했던 진료지원 간호사들은 일방적으로 부서배치를 받는 등 그야말로 '토사구팽' 당하고 있다"면서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돌아왔다고 피자를 돌리고 있던데, 병원을 지킨 노동자들은 병원에 대체 무엇이냐. 병원은 모든 직종이 협업해야 돌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박나래 서울대병원 분회장은 "그간 공공의료의 개념은 낯설었지만,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의료는 상품이 아니며 누구나 아프면 평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으로 노동조건 개선과 의료공공성 요구를 걸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외에도 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 분회 등이 노동쟁의 조정절차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노동위원회 조정이 불성립하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면 연대는 17일 공동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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