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글로벌 핀테크 투자 흐름이 결제에서 디지털 자산과 인공지능(AI)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는 10일 발간한 ‘글로벌 핀테크 2025년 상반기 투자 결과 분석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가 447억 달러(2216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투자 섹터별로는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났다.
디지털 자산 분야는 상반기에만 83억달러를 끌어모으며 2024년 전체 투자액(107억달러)에 근접했다.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처럼 규제 환경이 정비되는 영역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AI 기반 핀테크 기업들도 72억달러를 유치했다. 생성형 AI(GenAI)와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활용해 비용 절감과 운영 최적화를 이끄는 솔루션들이 각광받으며 투자 열기를 더했다.
반면 그동안 핀테크 투자의 주력이던 결제 분야는 급격한 위축을 보였다. 상반기 투자액은 46억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여전히 중심축으로 267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하반기(357억달러)보다 줄며 글로벌 비중도 낮아졌다. 반대로 유럽과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137억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금융 규제 완화와 샌드박스 활성화, ‘Tech EU’ 정책 등이 투자 확대를 뒷받침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AI 분야에 대한 샌드박스 확대가 투자자 유입을 견인했다.
인수합병(M&A) 시장도 전략적 색채가 강했다. 상반기 거래 규모는 199억달러로 감소했지만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미국 블랙록의 영국 데이터업체 프레킨(Preqin) 인수(32억달러), 독일 뮌헨리의 미국 넥스트 인슈어런스(Next Insurance) 인수(26억달러)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고서는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가 핀테크 회수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 분석했다. 서클의 상장이 향후 다른 가상자산 기업들의 IPO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세호 삼정KPMG 전무는 “올 상반기 핀테크 투자는 전략적 성격이 강했으며 AI를 내세운 기업들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며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타트업은 향후 프리미엄 평가와 투자 유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와 서클 IPO를 계기로 통화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과 증권형 토큰(STO)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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