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정 1승 1무' 홍명보 감독 "손흥민, 후반 조커 활용할수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원정 A매치 2연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간판 공격수 손흥민(LAFC)을 붙박이 선발이 아닌, 상황에 따라 조커로 투입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홍 감독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손흥민은 선발이든 아니든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시점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득점한 데 이어, 멕시코전에서는 교체 출전 후 다시 한 번 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후반 조커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늘 우리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연전에서 60분 이상 소화한 미국전, 45분을 뛴 멕시코전 모두 자기 몫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전방에서 압박을 강화하거나, 상대 체력이 떨어진 시점에 투입돼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카드로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에서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런 성과를 냈다. 미국전에서 2-0 완승을 거둔데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2-2로 비겼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손흥민의 동점골과 오현규(헹크)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가 막판 실점으로 2-2 무승부에 그쳤다. 홍 감독은 “세계 무대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해야 한다”며 “마지막 실점이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대표팀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 김태현(가시마)을 묶은 스리백 조합을 시험했다. 홍 감독은 “유럽파들과 처음 맞춰본 전술이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2연전에서 가동한 스리백을 플랜A로 확정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날 손흥민의 동점골을 도운 데 이어 과감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린 오현규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홍 감독은 “경기에서 보여준 몸 상태와 정신력이 아주 성숙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오현규는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을 눈앞에 두고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골을 넣은 뒤 무릎을 가리키는 득점 세리머니해 눈길을 끌었다.

슈투트가르트가 과거 무릎 수술 전력을 문제 삼아 이적 협상을 무산시킨 것에 대한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한 오현규의 대답이었다.

대표팀은 이번 2연전에서 숙제도 남겼다. 손흥민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이 확 달라지는 부분이라던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빠진 중원의 떨어지는 무게감 등은 홍 감독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홍 감독은 “전반전에 어린 선수들이 긴장했던 것 같다. 실수로 우리 플레이가 끊기는 경우가 좀 나왔다”며 “조금 더 경기하니 익숙해지고 괜찮아졌다”고 평가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다른 특별한 부분은 아쉬운 건 없다”는 홍 감독은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 나타났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연습도 필요하고 성장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