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당근이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이른바 ‘캐시워크’같은 서비스를 출시했다. 수익성 없는 서비스를 출시한 배경에는 지도·페이·광고와 연계해 플랫폼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적 포석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근은 지난 3일 걷기와 동네 가게 방문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동네걷기’를 선보였다. 휴대폰 센서가 자동으로 걸음 수를 기록하고, 가게 근처에 무작위로 생성되는 ‘보물상자’를 찾으면 추가 보상을 받는 일종의 이벤트성 서비스다. 하루 최대 200원의 소소한 보상이 적립되며, 해당 금액은 당근페이를 통해 GS25·메가커피 등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출시 초기지만 이용자 반응은 순조롭다. 당근에 따르면 지난 7월 베타 서비스 이후 누적 참여자는 51만명, 걸음 수는 109억보, 방문 가게 수는 46만곳, 총 방문 횟수는 317만건에 달했다.
이번 서비스는 직접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당근의 ‘동네지도’ 활성화와 지역 특화 정보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동네지도는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작성·수정하는 ‘오픈맵’ 구조로, 당근이 지역 생활 정보를 축적하는 핵심 축이다. 동네걷기에서 가게 방문이나 사진 찍기 미션을 보상 조건으로 둔 것도 결국 지도의 데이터베이스를 채우기 위한 장치다.
당근이 지도 서비스를 키우려는 이유는 광고 사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역 기반 플랫폼인 당근은 매출 상당 부분이 지역 광고에서 얻는데, 지도에 가게 정보와 사진, 후기가 쌓일수록 노출 효과와 광고 효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 서비스인 네이버·카카오 지도와 비교하면, 당근은 사용자를 묶어둘 강력한 무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테면 네이버·카카오는 목적지 검색 시 이동 수단별로 경로와 소요 시간 등의 내비게이션 기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반면, 당근은 이런 기능이 없다. 소비자를 묶어둘 동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락인(Lock-in) 효과는 소비자 대안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미 거대 기업 두 곳이 점유율을 굳히고 있는 만큼 같은 방식으론 접근하기 어렵고, 결국 찾아올 수밖에 없는 독보적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했다.
대신에 당근은 오픈맵 기반 특성을 살려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붕어빵 지도’ 같은 킬러 콘텐츠 생산에는 유리하다는 평가다. 당근 관계자는 “당근 동네지도는 전국적인 장소 검색보다는 동네 수선집처럼 실제 거주민에게 필요한 생활 정보를 나누는 데 최적화돼 있다”며 “당근 동네지도에서는 가게 정보뿐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등록한 정보, 사진, 이웃들의 후기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동네의 진짜 이야기를 담은 지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측면에서 이번 동네걷기 서비스는 당근페이 가입 확대와도 연결될 수 있다. 보상을 받으려면 당근페이에 가입해야 하고, 적립된 당근머니는 가맹점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당근 입장에선 이번 서비스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회사에 따르면 당근페이는 지난 6월 기준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결국 이번 서비스는 소액 보상이지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금융 서비스 사용 빈도와 거래 데이터가 함께 축적되는 구조로 연결될 수 있다. 당근 관계자는 “작은 발걸음이 건강과 재미를 선사하고, 동네 가게를 발견하는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웃이 동네의 숨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혜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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