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된 전 세계 민주주의후퇴 흐름이 팬데믹 동안 크게 확대됐으며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조지프 르모인 미 대서양위원회 자유 및 번영 센터 국장과 윌 모턴슨 부연구원은 “민주주의가 갈수록 빠르게 후퇴하는 이유(Why democracy is backsliding, faster and faster)”라는 기고문에서 민주주의 후퇴 현상이 코로나 후유증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정치적 자유가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9년 이후, 세계 연간 민주주의 후퇴율이 4배로 증가했다 최소 112개국에서 정치적 자유가 위축됐고 그중 3분의 1은 팬데믹 이전 정치적 자유 하락이 없던 나라들이다. 미국, 캐나다, 한국, 일본, 호주, 그리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20개국이 포함된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팬데믹이 권위주의적 통치의 구실을 제공했다.
각국 지도자들이 긴급 명령을 활용해 자신에 대한 민주주의적 감시를 약화시키고 권력을 굳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감시 정책을 폈다.
튀니지 대통령이 팬데믹 대응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이용해 의회를 정지시키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헌법을 개정했다.
미얀마의 장군들은 지난 2021년 코로나 혼란에 따른 “불안정”을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켰다.
중국과 러시아 지도자들도 국내에서 유능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과장하고 해외 민주주의가 실패했다는 서사를 퍼트리며 국민들에 대한 검열, 감시, 억압을 합법화했다.
중부 유럽, 필리핀, 볼리비아처럼 민주주의 토대가 취약한 나라들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난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신흥경제국들의 경제난이 장기화하면서 시민 단체들이 정부의 권한 남용에 대항하기가 힘들어졌다.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들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의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조차 이동, 집회, 표현의 자유가 제한됐다. 이들 특별 조치가 팬데믹이 잦아들 즈음에도 지속되면서 민주주의 후퇴가 가속화됐다.
주민 통제 강화에도 코로나 사망률이 높은 상태로 머물면서 정부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약해졌고 정부의 과도한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불신이 커졌다.
한편 팬데믹 시기에 성장한 세대들이 민주주의 회복을 늦출 전망이다. 학교 폐쇄로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10살 아동의 문맹률이 70%까지 뛰어 올랐다.
이 세대들이 앞으로 정치 참여에 소극적이게 되면 민주주의의 활력이 약해질 것이다.
민주주의는 보건, 혁신, 장기적 경제 성장에서 권위주의 체제를 능가한다.
민주주의가 팬데믹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바로잡을 수 있다.
의회는 강력한 일몰 조항과 사법적 검토를 도입해야 하고 팬데믹 위기 때 확대된 디지털 감시 기술이 영구적인 통제 도구가 되지 않도록 투명성과 감시 조치를 강제해야 한다.
각국이 시민 교육에 적극 투자해 청소년의 학습 부족을 보완하고 민주주의가 취약한 나라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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