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엘링 홀란을 갖고도 지난 3차례 메이저 대회 예선에서 모두 탈락했던 노르웨이가 이번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예선전에서 보여주는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10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볼 스타디온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5차전을 가진 노르웨이가 몰도바에 11-1 대승을 거뒀다.
5전 전승을 달린 노르웨이가 조 선두를 지켰다. 노르웨이는 이날 한 번만 화력을 뽐낸 게 아니라 매 경기 다득점을 이어가면서 현재까지 24득점 3실점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4.8득점이다.
유럽 예선은 각 조 1위팀만 본선에 직행하고, 2위팀들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데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합류한 4팀이 더해져 총 16팀 중 4팀만 추가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결국 조 1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팀 전력이 강하더라도 본선 진출이 매우 불투명하다.
이 제도를 감안한다면 노르웨이의 본선행은 따놓은 당상이다. 노르웨이는 최약체 몰도바를 상대로만 몰아친 게 아니라 나머지 3팀을 상대로도 고루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결정적이었던 승리가 지난 6월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한 것이다. 이 경기를 통해 노르웨이는 전승, 이탈리아는 1패로 승점차가 벌어졌다. 또한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을 따지게 되어 있는데 노르웨이의 골득실은 이탈리아(1경기 덜 치른 상태)보다 16골이나 더 많다.
이번 경기에서 노르웨이는 압도적인 경기 지배력과 결정력을 모두 보여줬다. 홀란은 골대를 한 번 맞히고도 5골을 몰아쳤다. 홀란의 활약을 앞세워 이미 6골차로 앞서고 있던 후반 19분 윙어 텔로 오스고르가 투입됐는데, 오스고르는 짧은 시간 안에 4골을 몰아치면서 대승에 기여했다.
홀란의 국가대표 득점력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많다. A매치 45경기 48골로 경기당 득점이 1.0을 넘어섰다. 국가대표 통산 5호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월드컵 예선 한 경기 5골은 오스트리아의 전설적 선수 한스 크란클 이후 무려 48년 만이다. 홀란은 25세에 불과한데 이미 노르웨이 역사상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한지 오래다. 기존 기록은 외르겐 유베의 33골이었다.
홀란이 국가대표 데뷔 후 엄청난 득점 기록을 늘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성적은 형편 없었다. 홀란 데뷔 후 유로 2020,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로 2024 예선에서 모두 떨어졌다. 결국 홀란은 엄청난 자신의 득점 기록을 뛰어넘어 비현실적인 수준을 몰아치면서 아예 탈락의 가능성을 지워나가고 있다.
최근 세계 축구 라이벌은 홀란과 킬리안 음바페로 통했다. 국가대표의 세계에서는 프랑스 월드컵 우승 멤버인 음바페가 더 앞서갔고, 프로 세계에서는 맨체스터시티의 3관왕 멤버인 홀란이 앞서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홀란의 평가를 깎아내는 약점이었던 국가대표 성적이 이번에는 확실히 개선되어가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전력 자체가 강해졌다는 증거는 홀란이 외롭지 않게 해 주는 후배 및 동료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점이다. 과거 노르웨이는 뛰어난 선수들이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집중돼 있어 어차피 홀란을 선발 기용하면 다른 스타들은 벤치 신세거나 어울리지 않는 위치에서 뛰어야 했다. 홀란 외에 스타는 아스널 미드필더 마르틴 외르고르 정도였다. 그런데 측면 자원 안토니오 누사, 오스카르 보브가 등장해 공격을 잘 풀어주던 가운데 이번에 4골을 몰아친 오스고르까지 두각을 나타냈다. 2선이 확 강해졌다. 수비도 엄청난 스타는 아니지만 최소한 빅 리그 선수인 레오 외스티고르, 토르비욘 헤겜 조합이 갖춰졌다.
월드컵을 향해 홀란이 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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