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9일(현지시간) 오후 엘리제궁을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본인과 정부 각료 전원의 사임서를 제출했다.
프랑스 하원은 전날 바이루 정부에 대한 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쳐 절반을 훌쩍 넘는 364표로 불신임을 의결했다.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정부가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가 불신임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루 총리는 공공 부채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 재정을 추진하려다 야권과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그는 의회의 신임을 얻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 했으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며칠 내 새 총리를 지명한다는 방침이다. 정치적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후임자를 발표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루 총리와 장관들은 새 정부가 꾸려질 때까지 일상 현안을 처리한다.
정치권에선 2022년 마크롱 대통령 재임 시부터 현재까지 국방을 책임진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장관과 야엘 브룬 피베 하원의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집권 여당 소속이지만 과거 각각 우파 공화당(LR)과 좌파 사회당(PS)에 몸담은 적이 있어 좌우 확장성이 있다.
바이루 정부 붕괴 후 마크롱 대통령으로 조준점을 바꾼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는 이날 중 하원에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해에도 발의됐으나 본회의에 상정되기도 전에 원내대표단 논의 과정에서 폐기됐다. 이번에도 탄핵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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