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국가)에서는 수많은 구성원이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양한 욕구를 갖게 되고 이를 채워줄 자원이 한정돼 있어 불가피하게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력하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 파이를 크게 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하기도 하고 그 파이를 정의롭게 나눠 갖는 방법론에 관해 대립하기도 한다. 모두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파이를 크게 하거나 나누는 방법에 관해 고민하고 세부적인 약속을 만들고 지키게 하는 일에 전념하는 스태프(대리인)와 여러 장치(국가의 여러 기관)는 필수적이다. 이런 스태프와 장치들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돼야 하고 최소한 그런 것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구성되고 운용돼야 한다.
파이를 크게 하거나 나누는 등에 관한 우선순위와 세부 내용에 관한 방법론상의 차이를 차이로 구성원에게 지지를 호소해 오던 선출대리인들의 모습이 그러했다. 이들 선출직 대리인들은 통상 정당, 각종 선출직 공무원 등 간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민주주의제도의 불가결한 존재들이다. 보수와 진보로 크게 나뉘어 경쟁하던 (잠재적) 선출대리인들의 호소가 당시에 사회구성원들이 처한 여러 환경에 따라 사실상 번갈아 선택된 기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사회구성원의 선출대리인들의 호소 방법이 장기적으로든 단기적으로든 사회구성원 전체의 일반적인 이익을 위한 방향과 역행하는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다. 보이스피싱처럼 때론 감언이설과 때론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선출대리인적 지위를 맹목적으로 더욱 공고히 하면서도 대놓고 구성원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아예 구성원의 감정적 이익 외엔 관심을 포기하곤 한다.
선출대리인의 대리인 지위 획득 방법이 전통적인 구성원의 이익 증대 방법에 호소해 선택받는 것이 아닌 경쟁자를 경쟁 대상에서 배제시키는 비생산적 방법으로 좀 더 손쉽고 영속적인 방법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결국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익 증대에 긍정적이지 않게 됐다. 사회의 영속적 유지와 범발전을 위해 발전에 병목 역할을 하는 기득권을 타파해야 할 선출대리인들이 맹목적으로 기득권화해 마치 인간을 지배하는 범인공지능(AGI)처럼 돼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선출대리인들의 맹목적 기득권화를 견제해 왔고 예방해 왔던 시민단체는 확연히 그 역할이 줄거나 정치세력에 흡수됐고 상호 견제할 정치세력들도 그럴 형편이 못된다.
사회구성원 중 일부가 가해자가 될 경우 구성원의 매복 대리인인 경찰 검찰 법원이 우선 나서 해결하고 선출대리인은 제도 개선을 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선출대리인이 해를 끼칠 경우 사회구성원이 다음 대리인의 자격을 주지 않거나 매복 대리인인 경찰 검찰 법원이 나서 해결하는 것이 기본적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이 급격히 망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과거에 매복 대리인이 사회구성원의 이익을 벗어나 AGI처럼 행세한 잘못된 역사를 시정해 왔는데 이젠 선출대리인이 사회 전체의 이익에 무관심하거나 AGI가 돼 매복 대리인을 해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선출대리인과 관련된 이러한 현실은 선출대리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 구성원의 이익 증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상호 갈등을 양산하며 민주주의제도의 불신마저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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