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책위 "악취 제거 방식 변경으로 피해 더 커져"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 매립장 내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 운영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악취 제거 효과가 뛰어난 소각 시설을 지난해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백색 연기로 민원이 잇따르자 악취 제거 방법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시민단체는 이 때문에 악취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광주 양과동 SRF 악취개선 민관합동 전담팀(TF)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4월 30억원을 들여 악취 제거를 위한 소각 시설을 철거하는 대신 약액세정탑을 새로 설치했다.
소각 시설과 약액세정탑 모두 악취를 제거하기 위한 설비지만,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백색 연기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자 제거 방법을 변경했다는 것이 포스코이앤씨의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일 SRF 실사를 나온 TF에 악취 제거 대책을 설명하면서 "하얀 연기를 보고 불법 소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 있어서 제거 방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들은 악취 제거 방식의 변경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악취를 없애는 방법에는 포집한 악취를 불에 태우거나 약품을 이용해 제거하는 약액세정 2가지가 있는데, 소각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약액세정 방법은 악취에 포함된 물질의 pH 값에 따라 산성(차아염소산)·염기성(가성소다) 물질을 이용해 중화시켜 악취를 제거하는 반면, 소각 방법은 악취 유발 물질의 분자 연결고리를 불에 태워 끊어내 효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악취 관련 전문가들도 복합 성분으로 이뤄진 악취의 경우 소각 방법이 세정 방법보다 뛰어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67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포스코의 시민혈세 강탈 시도 저지 광주시민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포스코이앤씨는 운영 비용 절감을 이유로 냄새 제거 성능이 탁월한 소각 시설을 없애고 한계가 있는 세정탑을 설치했다"며 "광주시는 포스코이앤씨의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에 "악취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약액세정과 활성탄 흡착 방법이 운영상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변경했다"며 "설비 변경에 30억원 이상이 투입됐기 때문에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SRF에서는 지난 6월부터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는 복합 악취가 여러 차례 측정돼 주민들의 건강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 광주시, 남구, 시의회, 구의회,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TF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악취 저감을 위한 설비 보수·시설 신설 등을 이유로 오는 19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daum@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