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의 새로운 그라피티가 런던 법원 외벽에 나타나 당국이 벽화를 곧 철거할 예정이라고 8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공개된 뱅크시의 그라피티 속에는 피가 튄 피켓을 든 채 땅에 쓰러진 시위자를 판사가 법봉으로 내리치는 순간이 담겼다. 그라피티란 건물 외벽이나 공공장소에 스프레이와 페인트로 그리는 낙서나 그림을 말한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그림이 자신의 새 작품임을 공표했다. 그는 설명에 '영국 런던 왕립법원'이라고 적었다.
그는 특별히 부연하지 않았지만, 앞서 영국 정부가 친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행동'을 금지 단체로 지정한 것에 대한 표현이라 풀이된다. 해당 단체는 지난 6월 영국 공군 기지에 잠입해 공중급유기 2대에 페인트를 분사, 파손을 저질러 테러방지법에 따라 금지 단체로 지정됐다. 이에 이달 6일 런던에서 시위가 열렸고 이 과정에서 시위자 약 900명이 체포됐다.
법원 측은 벽화를 검은 비닐과 금속 차단막을 설치해 가리고 경비를 강화했다. 영국 법원 행정을 담당하는 법원·심판원 서비스(HMCTS)는 벽화를 철거하겠다며 “왕립법원은 143년 된 고딕 리바이벌 양식의 건물로, 중요한 역사적 건축물로 분류돼 법적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시위 주최 측인 디펜드 아워 주리스는 뱅크시의 그라피티에 대해 "정부의 폭력을 강력하게 묘사하고 있다"라며 "법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면 저항은 꺾이지 않고 강해질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뱅크시는 얼굴 없는 그라피티 작가다. 영국 태생으로만 알려진 그는 1990년대 브리스톨에서 활동을 시작,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스탠실 기법 등으로 밤중에 남몰래 작업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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