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수호' 대신 '국가 주권, 통일, 영토 보전' 강조"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8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 연설 내용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홍콩 일간 성도일보는 '중국관찰' 코너에서 '시진핑의 두 차례 열병식 연설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3일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에서 시 주석의 연설 중에 평화 관련 발언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당시 대만은 국민당이 집권해 양안 정세가 평온했고, 인민해방군은 '평화 수호'가 주된 임무였다"라며 "10년이 지나 양안 관계가 극도로 긴장되고 외부 세력이 개입을 확대하면서 '국가 주권, 통일, 영토 보전을 단호히 수호하라'는 경고적 뉘앙스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대만에서 2016년 정권 교체로 민진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차이잉원 전 총통에 이어 현 라이칭더 총통이 잇달아 집권하면서 '친미·독립' 노선을 강화했으며 이에 중국은 대(對)대만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 신문은 "10년 전 시 주석은 '평화'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면서 여러 단락에 걸쳐 이야기했다"라면서 "평화와 발전은 이미 시대의 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당시 시 주석은 열병식 연설을 통해 군 인원 30만명 감축을 선언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으로 전승절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신문은 이어 "10년이 지나 국제정세가 크게 변했다"라면서 "시 주석은 여전히 중국이 '평화 발전의 길을 확고히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긴 하지만, 이제는 '평화냐 전쟁이냐'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해 시 주석 연설의 키워드는 '민족 부흥'으로, 4차례나 등장했다"라면서 "이는 시 주석이 계속해서 생각해온 역사적 사명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성도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연설문 길이는 10년 전 열병식 때는 구두점 포함 1천678자였으며, 올해에는 945자로 나타났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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