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수로 찬성 의견 많아져…"이럴 때일수록 서로 배려해야" 목소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최악 가뭄으로 강원 강릉지역에서 아파트 단수가 속출하면서 3천만t의 물을 담고 있는 평창 도암댐 방류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9일부터 최소한의 물을 공급하는 시간제 급수가 본격 시행되면서 물 절약 운동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단수 사태가 실제 빚어지자 "빨리 도암댐 방류를 결정하라"는 찬성하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강릉시의회는 이미 최악의 가뭄 극복을 위해 도암댐 방류터널 구간에 있는 15만t의 방류수에 대해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강릉시도 방류터널 물이 상수원으로 적합하면 의견 수렴 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일단 방류터널 내 물의 방류 가능성은 커졌다.
그러나 도암댐 방류만이 가장 좋은 가뭄 해결의 해답은 아니라며 차분히 가뭄 위기를 버티자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 "물 퍼 나르는 데 한계 있다…일단 받고 보자"
연합뉴스와 만난 한 시민은 "주민이 메말라 죽으려고 하고 전문가도 수질 문제없다는데 방류 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아파트 단톡방 등에도 "일단 받고 보자, 계속 쓴다는 것도 아니고 한시적이라도 쓰자", "도암댐 물을 써야 한다. 물 퍼 나르는 거 한계가 있다", "일단 써보고 문제가 있으면 그때 대응하자"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 밖에도 "도암댐 물 공급이 지연돼 단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도암댐 1급수라는데 강릉시장은 왜 안 받고 반대만 하는 거냐?", "비 200㎜와도 답이 없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빨리 준비하고 도암댐 열어라"고 촉구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수 사태가 현실화하면서 찬성 의견은 급속히 늘고 있는데 "시민들 다 죽는다" "강릉시민 처량하고 불쌍하다. 안 해도 될 생고생을 하고 있다", "강릉시민 8개월 쓸 만큼 물이 있다는데 심지어 1급수라는데", "하루 24시간 중 5∼10분 물 공급한다고 한다. 아직이란 시간이 사람 잡는다"며 도암댐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 "남대천 오염 심각…가장 좋은 가뭄 해결 해답은 아냐"
강릉의 한 시민 활동가는 "도암댐의 방류만이 가장 좋은 가뭄 해결의 해답인 양 온갖 곳에서 주장한다"며 "정치적 공격을 하기 위해 강릉 도심 하천의 환경을 망가뜨릴 수 없다"며 방류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환경부는 2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도암댐 수질이 갑자기 깨끗해진 양 주장하며 당장 강릉시가 식수로 받아야 한다는 듯 밀어붙이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시민도 "강릉 가뭄이 도암댐 방류로 한 방에 해결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강릉에 계속 살아온 주민으로서 도암댐 방류하면 남대천 생태계는 다 망친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최선과 대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초등학생일 때 도암댐 방류로 남대천 진짜 똥물이었고 더러워졌다. 강릉 살지 않고 강릉 사정 잘 모르면 아무 말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도암댐 방류가 강릉 가뭄 해결의 키(key)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상류 지역 오·폐수가 가득한 도암댐 물 받으면 남대천 똥물 돼서 강릉 전체에 악취가 날 수 있다", "차분히 가뭄 위기를 버티자"는 의견도 이어진다.
이처럼 도암댐 물 방류가 현실화하고 논란이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강릉시의 최종 결정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시민 의견을 최종 수렴해 이르면 오는 10일 도암댐 물 방류를 수용할지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물 절약에 함께 힘쓰는 마음이 참 소중하다"며 "단수로 인한 불편과 불만으로 불쾌지수가 많이 늘고 있으니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잘 이겨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9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저수율은 12.2%로 전날보다 0.2%포인트 감소,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맨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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