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업계에 올해 12월까지 구조조정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업계 전반이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무임승차 기업은 엄단하겠다’는 경고가 나오자 각사마다 통합·매각·선제 감축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나, 상장사 이해관계와 업황 부진이 맞물려 구체적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에 연내 자구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면서 기업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획기적인 자구안을 요구하며 구조조정 무임승차는 엄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구책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각사는 어떤 움직임이라도 보여야 하는 분위기”라며 “석유화학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어떤 논의라도 일단 제안하는 등 정부에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제 구조조정 논의가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상장사라 손해를 보는 합의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며 “결국 본격적인 통합까지 이어지기보다는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외부에 보여주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석유화학업계는 연말까지 내라는 정부 요구가 단순한 구조조정 압박의 의미 뿐 아니라 대규모 차입금 상환 일정과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각 사는 분기마다 돌아오는 채무 부담을 유예받기 위해서도 구조조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간 시설 통합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기업 사이 수평 통합 뿐 아니라 같은 지역의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 수직통합 논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수 산업단지의 LG화학이 GS칼텍스에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 운영을 제안했다는 등 관련 논의가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논의가 아닌 검토 중인 여러 구조조정안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의 수직통합 제안 여부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일 뿐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 역시 관련 사안에 대해 “정유·석화 업계 상생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놨다.
한편 정부도 기업별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일괄안 대신 자구책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채무 조정이 필요한 기업에는 금융 지원을, 제도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는 법·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하면서, 큰 틀의 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세부 내용은 이후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석유화학업계에게 오는 12월까지 사업재편계획과 자구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스스로 설비 감축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고 다른 기업들의 노력에 편승하려는 무임승차 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업계의 충분한 자구노력과 타당성 있는 계획을 전제로 △과잉 설비 감축 △고부가가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한 금융·세제·R&D·규제 완화 등의 종합 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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