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사현장 단속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면 한국 인력을 미국으로 불러 우리 인력 훈련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인력의 미국 제조 현장 투입을 열어주겠다는 유화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실질적 비자 활용 가능성과 현지 교육 효과의 유무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투자 환영하지만 기술 인력을 위한 합법적 비자 발급과 미국인 근로자 훈련을 조건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기술 인력이 미국 제조업 현장에 필수적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FT는 한국 기업들이 단기 프로젝트를 위해 ESTA 또는 B‑1 비자를 이용해 인력을 파견해온 것이 "암묵적 관행"이었다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법적 사각지대를 활용한 관행이었다며 제도화된 형태로 개선되지 않으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현장 전문가 역시 "기본 운영 인력의 셋업만으로도 한국 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 기업이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데 실질적으로 한국식 설치와 공정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MASGA) 일환으로 한국·미국 대학 간 공동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올해 10월 미국에서 2차 교육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학계와 협력해 교육 커리큘럼을 설계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현지 맞춤형 반도체 기술 아카데미 설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형 SfTA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교육 프로그램 전수도 논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단속에서 구금된 인력이 복귀하면 배터리 설비 장비 세팅과 기술 전수를 다시 속도감 있게 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H‑1B 비자는 연간 65,000명 한도이며 석사 이상은 추가 20,000명까지 허용되는 구조다. 기존 발급 비율은 인도 77.7%, 중국 8.8%, 한국은 겨우 0.84% 수준에 불과해 한국 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전용 전문직 'E‑4 비자' 매년 1만5,000건 할당을 골자로 한 'Partner with Korea Act' 법안 통과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제단체들은 양국 정부 차원에서 의회 설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시스템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제조업이 서비스·IT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고, 장기 근속 비율이 낮은 데다 주야간 교대제 등 한국식 근무 문화와의 접목도 쉽지 않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복합적인 장애 요소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