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와 사과하라고 주장하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다며 여당에 대한 실망을 드러냈다.
이날 정 대표는 "2025년 이번 정기국회가 국민주권시대의 새로운 목표를 설계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문제와 잊지 말아야 할 문제들을 진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임시정부 수립과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지난 탄핵 정국 당시 응원봉 시위를 언급하며 내란 청산을 강조했다. 아울러 3대 특검법 개정안 처리 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 권력을 사유화하고, 분단을 악용하고 정의의 가면 뒤에서 저질렀던 악행을 청산하자는 것"이라며 "헌법 파괴세력을 청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내란 청산은 보수가 진정한 보수를 회복하고, 도덕적으로 부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야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역사 청산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이라며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 무너진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한다"며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와,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언제까지 내란당의 오명을 끌어안고 살 것인가"라고 연설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고, 정 대표는 손가락을 들어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라고 하기도 했다.
아울러 "극우적 시각의 낡은 과거의 틀을 깨고 나와 민주주의와 손을 잡아달라"며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에 대해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고 하면서 검찰 개혁과 관련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혁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개혁은 필요할 때, 그 순간에 이뤄내야 한다. 야당의 대승적인 동참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전세사기 처벌 강화를 위한 전세사기피해자보호법 강화, 임대료 편법 인상을 막기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은행의 과도한 가산금리 산정을 방지하기 위한 은행법 개정 방안 등을 정책 과제로 거론했고 이 대통령의 '기본사회'를 "시대정신"이라고 표현했다.
정 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장 대표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나 실망스러웠고,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정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은 걸 가졌으니 양보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양보는커녕 연설 내내 국민의힘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일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협치 기조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엔 "이 국회 상황에서 누가 손을 내밀고 누가 양보해야 협치가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거대 여당이 먼저 양보하고 손을 내밀 때 협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어제 대통령께서도 그 말씀을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정 대표의 연설은 양보가 아니라 여전히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오늘 국민주권시대, 법치국가, 민주공화국 이야기를 했는데, 민주당 일당독재시대 아니냐"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때처럼 적폐청산이라는 이름 아래 상대 진영을 말살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오늘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하고, 세 개 특검을 연장하는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는 사법부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법원은 비상한 결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어제 대통령은 청년고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청년고용률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주문하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정 대표가 오늘 연설에서 보여준 것은 청년과 미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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