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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49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건넨 게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천 청탁 목적으로 그림을 건넨 것인가”, “국가정보원 특보 임명에 김 여사가 관여했나” 등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2000만원에 구매해 청탁 목적으로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 친오빠 김진우 씨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그림을 발견했다.
그림은 대만 경매업체를 거쳐 인사동 화랑으로 건너갔고, 김 전 검사가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서 해당 그림을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의 작년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에 등장한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4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이 그림이 위작일 수 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이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전날 김 전 검사의 지방 소재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김 전 검사에 대한 특검의 두 번째 압수수색이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이른바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한 전 총리는 이봉관 서희건설(035890)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을 선물하며 맏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고 최근 특검팀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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