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우리가 국민의힘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유명한 한국사 1타 강사였다가 12.3 계엄 이후 돌연 강경 보수 스피커로 돌변, 국민의힘을 지지해 온 전한길 씨가 점차 자신의 영향력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해 논란 당사자인 전한길씨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시작된 8월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전달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씨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동시 라이브 시청자 수가 2만 명을 돌파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세라면 곧 국민의힘도 흔들 수 있을 것이라 발언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시청자가 2만명이면 다시보기까지 20만~30만명이고, 쇼츠까지 다하면 100만명이 (이 방송을) 보는 것”이라며 “앞으로 2만명이 아니라 한 개의 시 전체가 듣는 20만명까지 (라이브) 시청자를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 ‘전한길 뉴스’ 구독자가 53만명인데, 모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면 당원 75만명인 국민의힘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구독과 구독자들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전씨 행보는 정치인보다는 스피커로써의 영향력 확대에 관심이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해 ‘1인 미디어’를 표방하며 ‘전한길뉴스’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또 본인 유튜브를 통해 “정치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대구 시장 공천설 하마평에 오르자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라고 거듭 언급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그에게 당직을 맡기는 것보다 ‘우파 스피커의 대표 아이콘’ 역할을 부여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 ‘김어준’이라는 강력한 스피커가 뉴스, 유튜브 등을 통해 당에서 공식적으로 이야기 하기 어려운 부분도 대변하며 소통해 왔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적할 만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스피커는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 입장도 뚜렷하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전씨 영향력 행사에 관해 “거기는 그냥 부정선거, 계몽령 앵무새 아닌가. 먹이(관심)를 주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