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파이브 아이즈’ 회의차 영국을 방문 중인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실시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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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장관은 “이 나라(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구금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다”며 조지아에서의 작전은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법대로 대응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자발적 출국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진해 미국에 머무르며 법을 위반했다는 얘기다.
그는 또 “구금된 한국인들은 추방될 것이다. 몇 명은 최종 퇴거 명령 시한을 넘겨 미국에 머무르는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 그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놈 장관의 발언이 한국인을 특정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추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구금된 475명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이지만, 다른 국적자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방침에 따른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현장 단속으로 기록됐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의 ‘자발적 출국’을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놈 장관은 이날 ‘법에 따른 대응’, ‘추방’ 등의 표현을 사용해 구금된 근로자들을 ‘불법 체류자’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속 다음 날인 지난 5일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AP통신은 이번 단속으로 미국 동맹국 내 많은 투자자들이 혼란과 충격,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놈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법 집행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없애 외국 기업들에 신뢰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와서 우리 경제를 돕고 사람들을 고용하려는 모든 기업에 미 시민을 고용하고, 우리 법을 따르고,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올바른 방식으로 미국으로 데려오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모든 기업이 미국에 올 때 게임의 규칙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해주는 훌륭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전날 트루스소셜에서 현대차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을 언급하며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 기업들에 우리나라의 이민법을 존중해 주길 요청한다. 당신들의 투자를 환영하며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와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생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임시 전세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석방 및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안보 총괄 책임자인 톰 호먼 국경 차르는 “추가 사업장 단속을 준비 중”이라며 기업들의 불법 고용 관행에 대해 엄정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현대차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대규모 이민 단속과 같은 상황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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