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법곳동 일원 87만 1840㎡ 면적에 조성 중인 일산테크노밸리 도시개발사업이 원주민들의 대토보상 문제로 속앓이 하고 있다. 사업지연으로 대토보상이 늦어지자 원주민들에 토지보상채권담보대출을 내주었던 금융기관이 대출 연장을 불허하고 채권추심에 나서면서다.
시행사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도 부랴부랴 이르면 이달 말 대토보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았지만 금융기관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원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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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 IBK캐피탈(이하 금융기관)은 지난 7월 15일 GH에 일산테크노밸리 대토보상자들의 토지보상금에 대한 채권추심 절차를 진행했다. 이들 대토보상자는 일산테크노밸리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강제수용을 당한 당사자와 가족 총 207명이며, 토지보상금 총액은 284억원 규모다.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를 바이오·메디컬, 미디어·콘텐츠 등 지식 기반 산업 중심의 경기 북부 미래 신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도시개발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8493억원 규모로 고양시와 경기도, 경기주택도시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공동으로 시행한다. 준공시 2만 2000여명에 이르는 고용 유발과 6조원 규모 경제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선 대토보상자들 역시 이같은 청사진에 대토보상을 선택했던 터다. 대토보상이란 도시개발사업 대상 토지 소유자가 원하는 경우 토지보상을 현금 또는 채권으로 지급 받는 대신 해당 사업지구 내 조성된 토지를 보상하는 제도다. 토지소유자들에게 개발사업 혜택을 공유하고,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을 높이는 보상 방법이다.
문제는 해당 도시개발사업이 예상보다 지연되며 대토보상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며 불거졌다. 생계 유지 및 양도소득세 납부, 이주자금 등 충당을 위해 대토보상자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토지보상채권담보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다. 채권추심 절차가 진행되면서 10% 안팎 고금리 이자를 감내하며 기다려온 대토사업은 아예 무산될 처지다.
일산테크노밸리 대토보상자들로 이뤄진 대토지주조합(이하 조합)은 금융기관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조합 측 항의로 GH는 최근 “현금전환 철회 시 9월 중 대토보상 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하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은 만큼, 오는 10월 31일까지 단 3개월 만기연장만이라도 수용해달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해당 연장기간 이자인 7억 5000만원을 직접 마련하는 한편, 금융감독원·국회에 탄원서를 내고 중재를 요청한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GH에서 이달 계약이 가능하다고 공식으로 답했는데, 이제 와서 채권을 회수하겠다는 건 대토를 시작도 못 하고 끝내겠다는 말과 같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지난 4년간 이자 연체 한 번 없었고, 3개월치 이자도 우리가 책임지겠다는데 금융기관은 문전박대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일대 도시개발사업 추진시 대토보상제도를 선택하기 전 토지소유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대토보상제도는 액수나 시점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이를 꼼꼼하게 살피고 선택을 해야 한다”며 “사업 지연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면 시행사에 손해배상 등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인과 관계 입증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토지 수용시 시행사와 토지소유자간 대토보상을 언제하겠다, 지연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겠다 등 충분한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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