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여야 지도부 첫 회동…‘협치’의 첫걸음, ‘사법 갈등’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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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여야 지도부 첫 회동…‘협치’의 첫걸음, ‘사법 갈등’의 그림자

직썰 2025-09-09 08:12: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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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고 있다. 여야 대표가 손을 잡은 것은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당선된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고 있다. 여야 대표가 손을 잡은 것은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당선된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진 8일, 대통령실은 협치의 가능성과 갈등의 현실이 교차하는 무대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각각 대통령과 30분간 단독 대화를 나눈 뒤 함께한 오찬에서 민생경제협의체 신설에 뜻을 모았으나, 검찰·사법 개혁을 둘러싼 견해차는 좁히지 못했다. 긴장과 기대, 웃음과 신경전이 뒤섞인 이날 만남은 향후 이재명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균형을 잡아나갈지 가늠케 했다.

◇민생경제협의체 합의…공통 의제 제도화

이번 회동의 가장 큰 성과는 여야가 민생경제협의체를 꾸리기로 합의한 점이다. 협의체에는 대통령실과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참여해 청년 고용 확대,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 배임죄 폐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조정 등 양당이 공통으로 내세운 과제를 제도적 틀 안에서 논의한다. 이는 이미 대선·총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사안들로, 협의체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면 정치권이 유권자와의 계약을 이행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공통 공약은 과감히 시행하자”며 민생 우선 정치를 강조했고, 장 대표는 “정치를 살려야 야당도 민생에 협조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정 대표 역시 “협의체가 성과를 내도록 힘을 모으자”고 덧붙였다. 대화 과정에서 오간 농담과 웃음은 긴장된 국면 속에서도 협치의 여지를 드러냈다.

다만 협의체가 상징적 합의에 그치지 않으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입법·정책 과정에 반영하고, 이행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성과와 한계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협의체가 정권 홍보 수단이 아니라 정치 불신을 줄이는 제도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검·검찰개혁 등 평행선

밝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검찰·사법 개혁 문제에서는 입장차가 분명했다. 장 대표는 ▲특검 연장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안을 “사법 파괴 시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방안에 대해서도 “수사 체계 혼선을 부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야당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지만, 특검법 연장 문제에서는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고, 정 대표는 “내란·외환에는 무관용 원칙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여야 간 인식 차이가 근본적 차원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확인시킨 대목이다.

사법 개혁은 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남아 있다. 민생 협력이 일정 성과를 내더라도 갈등이 격화되면 정치 전반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 협치의 틀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언제든 갈등의 파열음이 협치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 대통령, 협치의 중재자로

이번 회동은 협치의 출발과 갈등의 지속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야당은 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을 끊어낼 적임자”라는 기대를 보였고, 이 대통령은 “정치가 만인의 투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갈등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기대와 불신이 교차하는 국면에서 대통령에게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

협치의 균형을 지키려면 정기적 대화 채널을 제도화하고, 여야 대표와의 단독 회동을 수시로 이어가며, 공통 의제를 신속하게 정책화해야 한다. 동시에 첨예한 쟁점 사안에서는 대통령이 ‘한쪽의 편’이 아닌 ‘중립적 조정자’라는 이미지를 확립해야 협치 동력이 유지될 수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넘어 대통령이 협치의 구조적 설계를 주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웃음 속 출발, 시험대는 갈등 관리

8일 회동은 민생경제협의체 합의로 협치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사법 개혁에서는 뚜렷한 평행선을 확인한 자리였다. 오찬 자리에서 포착된 미소와 공감대는 협치의 첫걸음을 상징했으나, 갈등 관리에 실패한다면 협치는 다시 명분에 머물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협치가 제도화될지, 아니면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날지를 주목하고 있다. 협치가 성과를 내면 정치 불신을 줄이고 민생 현안 해결로 이어질 수 있지만, 갈등이 재연된다면 민생 협력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웃음 속에 출발한 이번 회동은 결국 이재명 정부가 협치의 길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분기점이자 정치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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