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로 수감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산을 관리하는 ‘제프리 엡스타인 이스테이트’의 변호인들은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위해 만들어진 생일 축하책 사본을 의회에 제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축하책 사본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있는 편지가 포함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들은 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편지가 생일 축하책 사본을 받았다고 확인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이 7월 이 편지에 대해 보도하자 편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WSJ와 모기업 등에 100억 달러(약 13조 850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위원회 민주당 간사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캘리포니아)은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수사를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생일 축하 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제 트럼프가 거짓말을 했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장난과 거짓말은 이제 그만하고, 이제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WSJ은 7월 18일 2003년 앱스타인의 50번째 생일 축하 책자에 트럼프의 이름이 포함된 외설적 편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는 “벌거벗은 여성의 윤곽선 그림 속에 타자기로 친 문장이 쓰여 있었고, ‘생일 축하한다’는 문구와 함께 ‘도널드’라는 서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의회에 제출된 편지의 그림 속 타이핑된 텍스트는 “생일 축하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이 멋진 비밀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끝맺었다.
WSJ은 “서명은 허리 아래에 구불구불하게 ‘도널드’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는 음모를 본뜬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편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렸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이를 가짜라고 비난했다.
그는 WSJ 기자들과 발행사인 다우존스, 모회사 뉴스코프 및 경영진을 상대로 거액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오랫동안 엡스타인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해 왔지만 법무부는 7월 엡스타인의 어린 소녀 인신매매에 가담한 사람들의 고객 명단이 없으며 새로운 자료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트럼프의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의회에서도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엡스타인 유산 공동 집행자들의 변호인들은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공화·켄터키) 하원의원의 소환장에 따라 8일 생일 기념책을 제출했다.
생일 기념책은 엡스타인이 2006년 처음 체포되기 전인 2003년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억만장자 레온 블랙 등 당시 엡스타인의 측근 수십 명이 보낸 편지가 담겨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메시지 중 일부는 무미건조한 생일 축하지만 일부는 성적인 내용이나 암시적인 그림 또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책 목차의 ‘친구’ 섹션에 클린턴 등 20명과 함께 포함됐다.
트럼프와 엡스타인은 1990년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사교 활동을 했다.
비행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를 탔다. 엡스타인은 트럼프의 마라라고 별장에서 여러 차례 사진이 찍혔다.
2019년 엡스타인이 두 번째로 체포되었을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약 15년 동안 엡스타인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여름 그는 기자들에게 마라라고 클럽 직원 몇 명을 뺏어간 뒤 엡스타인과 사이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WSJ은 20년 전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기슬레인 맥스웰의 생일 축하 책 프로젝트를 도운 사람들 중 일부가 당시 그들이 편집하고 있던 문서 중에 트럼프 페이지가 있었던 것을 기억했다고 보도했다.
맥스웰은 최근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책을 편집했지만 앨범에 기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법무부는 5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관련 정부 문서에 그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여러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됐다는 말을 들었다.
WSJ은 엡스타인 문서에 언급되었다고 해서 불법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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