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이 8일(현지 시각)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결정해 정국은 다시 9개월만에 혼돈속으로 빠져들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바이루 총리는 9일 오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내각 총사퇴와 함께 사임할 예정이다.
이날 하원은 정부 불신임한 표결에서 불신임 364표, 신임 194표로 불신임에 필요한 과반 가결 정족수 288표를 훌쩍 웃도는 압도적 다수로 가결시켰다. 현재 하원 재적 이원은 574명이다. 25명은 기권했다.
야엘 브라운-피베 하원의장은 불신임 결정이 통과된 뒤 “의회가 총리의 일반 정책 성명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헌법에 따라 총리는 대통령에게 내각 사임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의회 표결 후 의회에서 나와 총리 관저인 오텔 마티뇽으로 이동했다.
BBC 방송은 “프랑스 정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으로 바이루 총리는 엘리제 궁전으로 가서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사임서를 제출하게 된다”고 전했다.
투표 전 의원들에게 한 마지막 말에서 바이루는 총리로 지낸 지난 9개월이 행복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단 한 번의 위기나 긴장없이 강력한 연대와 우정을 바탕으로 일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다만 “여러분은 정부를 전복시킬 권한은 있지만, 현실을 지울 권한은 없다”며 “재정 지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미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부채 부담은 점점 더 무겁고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루 총리는 7월15일 440억 유로의 예산 절감과 세수 확대 등이 담긴 내년도 예산안 지침을 발표했다.
정부의 재정 긴축에 여론의 반발은 함께 야당은 가을 정기회에서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BBC 방송은 이런 상황에서 바이루 총리 정부가 불신임될 가능성은 수 주 전부터 분명했으며 8일 투표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 관측이 많았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 알렉상드르 쿠슈네르는 “바이루 총리의 패배는 예상됐지만 보수당인 공화당에서도 일부 의원이 바이루에 반대표를 던져 집권 연합 내부에서도 이미 뚜렷한 균열과 분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쿠슈네르는 바이루 정부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회의 교착 상태 및 부채 위기, 두 가지 주요 문제를 해결하지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의회의 정부 불신임으로 붕괴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마크롱 대통령은 몇 가지 선택에 직면했으나 모두 만만치 않다고 BBC는 분석했다.
먼저 새로운 총리 임명은 지난해처럼 의회 내 거대 정당들에게 받아들여질 인물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수 있으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FN)의 더욱 결정적인 승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
FN의 마린 르펜은 “유령 정부의 고통이 끝났다”고 말했고 녹색당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지 않았다면 거의 만족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2027년 임기가 끝나 사임하고 대선을 치르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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