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에 내부 반발…"독립성 훼손·조직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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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에 내부 반발…"독립성 훼손·조직 혼란 우려"

뉴스로드 2025-09-08 23:38: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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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진=최지훈 기자]
금감원 [사진=최지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다시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고, 금감원과 금소원 모두를 공공기관으로 묶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금융감독 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과 감독 당국 안팎에서 나오는 모양새다. 

금감원은 자본금을 가진 투자자가 없는 대신, 금융회사들의 감독분담금과 발행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무자본 특수법인’ 구조를 통해 중립성을 유지해왔다. 지난 2007년 기타 공공기관 지정 당시에도 내부와 금융권에서 “정부 통제가 강화돼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2009년 지정이 해제됐다. 2019년에도 기획재정부가 재지정을 추진했지만 노조와 금융권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동안 금감원은 채용·평가·성과급 제도 개선 등 스스로 공공기관 수준의 관리·감독 장치를 강화해왔다. 그럼에도 이번 재지정으로 예산·인사 권한에서 정부 입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9일 아침 1층 로비에서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집단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직원들은 ‘검정색 상의’를 착용해 반대 의사를 표출할 예정이다. 노조는 성명에서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제대로 작동한다”며 “금소원 분리 신설은 소비자 보호를 오히려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공공기관 지정은 정치적 압력에 취약해져 금융소비자와 국민이 아닌 정권 이해관계에 좌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부에서는 임원들이 조직개편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현직 직원들 사이에선 동요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인력이 다수 포진한 금감원 특성상, 인사·보수 체계가 경직될 경우 민간 금융사·로펌·회계법인으로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조건을 충실히 이행해 공공기관 지정 유보를 지켜왔는데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사기 저하를 토로했다. 금소원이 지방에 설립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퍼지며 불안 심리를 키우는 상황이다.

이찬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공지를 통해 “감독체계 개편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찬진 원장은 “국회 논의 및 후속 협의 과정에서 금감원·금소원의 기능과 역할을 꼼꼼히 챙기겠다”며 “인사 교류와 처우 개선을 통해 직원 걱정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융감독 체계 개편으로 금감원은 다시금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 있는 구조에 들어섰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금소원 신설’이라는 변수까지 겹쳐 감독 기능과 소비자 보호 기능의 균형이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감독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개혁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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