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은 단순한 돌담이 아니다. 백제 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 온 군사·행정의 중심지이자 병자호란 당시 47일간 항전이 펼쳐진 역사적 무대다. 국가의 흥망과 민중의 고난, 나라를 지키려 했던 굳센 의지가 고스란히 서린 살아 있는 기록물이다.
2014년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과거 속에 박제된 유물만이 아니다. 성곽길을 오르는 시민, 가족 나들이에 나선 방문객, 고즈넉한 산자락에서 사색에 잠긴 이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여전히 숨 쉬고 있다. 남한산성문화제는 그 숨결을 오늘로 잇는 문화의 통로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남한산성문화제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지역공동체를 하나로 묶고 문화예술과 관광의 융합을 이끌어 왔다. 이번 30주년은 과거의 가치를 되새기고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최근 문화계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혁신적인 K—콘텐츠가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두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공개 45일 만에 1억5천만회 시청을 돌파하며 한국 전통과 현대 대중문화의 조화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이 작품 이후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7월 방문객은 69만4천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뮤지엄(Museum)·MD(Merchandise)·굿즈(Goods)’를 결합한 ‘뮷즈(MU:DS)’ 브랜드는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특히 ‘까치호랑이 배지’는 월평균 66개 판매되던 비인기 상품에서 단기간에 3만8천개가 팔리며 약 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통문화 기반의 통합 굿즈 전략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입증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체험형 상품,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는 남한산성문화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남한산성문화제는 역사와 전통, 지역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무대’다. 축제를 문화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역사적 가치를 전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화, 굿즈 개발, 온라인 홍보 강화가 필수적이다.
올해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의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고 세대 간 역사 계승에도 힘쓸 계획이다. 시민 모두가 축제의 주인공으로서 역사를 체험하고 문화재 보존의 주체가 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지난해 열린 29회 남한산성문화제는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에서 ‘축제프로그램 특별상’을 수상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역사와 기술, 문화예술이 결합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더해져 지역축제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글로벌 K—콘텐츠 열기를 발판 삼아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의미 있는 콘텐츠로 더 많은 관람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가을 하늘 아래 남한산성은 다시 우리를 부른다. 성벽 위에 울리는 발걸음과 전통 음악,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 남한산성문화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광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를 잇는 살아 있는 동력이다.
남한산성문화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지역성과 현대성을 융합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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