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아파트 경매시장이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 고금리 기조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부동산 경·공매 전문 플랫폼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5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75.9%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월(75.3%)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전국 평균 낙찰가율(86.1%)보다도 무려 10.2%포인트(p)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인천의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한때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82.2%까지 회복했지만 6월 79.0%, 7월 77.3%로 연이어 하락했다. 심지어 8월 들어 75%대로 내려앉으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 중 실제 낙찰로 이어진 비율인 낙찰률(매각률)은 35.0%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달(43.1%) 대비 8.1%p 하락한 수치로 시장 수요가 뚜렷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더불어 전세사기 피해 물건의 지속적인 출현이 인천 경매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부담 증가, 매수세 위축, 경매 유찰 시 감정가 하향 조정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낙찰가율 하락과 저조한 낙찰률이 동반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더샵센트럴파크 2단지의 한 아파트는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이자와 관리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024년 경매에 넘어갔다.
아파트인데도 45% 하락한 가격에 낙찰돼
해당 물건의 감정가는 11억4,000만원이었지만,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약 26% 하락한 8억4,600만원에 낙찰됐다. 고가 아파트조차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인천은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가 다수 존재하는 지역으로 이러한 물건이 계속해서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것 역시 침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나홀로 아파트 형태로 분류되는 단지들은 경매가 유찰될 때마다 감정가가 30~40%씩 하락해 실질적인 시세 회복이 어려운 모양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단독동 아파트 단지(A단지)는 지난 2022년 전세사기 사건으로 전체가 경매에 넘어갔다. 해당 단지의 한 세대는 감정가 2억5,300만원에서 출발해 2회 유찰을 거쳐 1억3,800만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무려 45%가량 가격이 하락한 사례로 기록됐다.
지지옥션 이주현 연구위원은 "인천은 여전히 전세사기 매물이 대거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부동산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지 못하면서 낙찰가율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매물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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