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기 전후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각각 30분씩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 정 대표는 여야 경색 국면을 대신 풀어준 이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고, 장 대표는 검찰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 야당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오찬 회동 브리핑을 하며 단독 회동과 관련해 "정치 복원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며 "아울러 획기적인 청년 고용 대책,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 등 구체적 민생정책 제안에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와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후 기자회견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독 회동에 대한 브리핑을 이어갔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장 대표는 "교육계에서 일해본 경험 있는 입장에서 볼 때 미래세대 책임지는 장관 후보자,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미흡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또 "특검 수사 중 민주당에서 CCTV를 열람하는 등 인권 침해적 활동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나 정부가 수사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대표는 또한 "오랫동안 되풀이돼 온 정치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검 기간 연장,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같은 사법 파괴 시도에 대해 강력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표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해서도 "국민적 합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검찰 해체 시도 관련 수사 체계 혼선 가지 않도록 정부가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야당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란특판부와 특검법 개정안 등에 대한 거부권 건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통령께서 확답을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데 야당 의견도 듣고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행하겠다. 우리 정부에도 '레드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씀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해 "저는 현장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속도조절로 받아들였다"며 "야당의 입장을 듣고 추진하겠다는 뉘앙스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가 정 대표와 악수한 것에 대해선 "그 장면을 많이들 기대하셨을 것"이라며 "저희는 당당하고 통 큰 정치를 하려고 한다.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 '사이코패스' 등 발언이 있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당당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 품위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품격 있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지아주 사태와 관련해선 "비공개 전환되고 나서도 논의가 있었고 국익 차원에서 최대한 자국민 보호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개선책 등에 대해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협의체 주요 의제에 대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청년 실업이고 장바구니 물가,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며 "특히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아직도 5000억 달러에 대한 운용 주체가 누구인지,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이런 부분들을 묶어서 민생과 도움되는 정책에 대해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야당에서 정부조직법 관련 속도조절로 받아들였다는데 법안의 처리 시한을 25일보다 늦출 수 있다는 것이냐'는 물음에 "속도조절론은 언제나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정부조직개편안이 정부 입법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야당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이어 "25일 본회의 통과와 관련해 기점의 변경 문제가 아니라 과정에 있어서 좀 더 많은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라며 "아마 정부 쪽에서 야당에 가서 정부조직개편안을 설명하는 등 과정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게 꼭 속도조절과 연관되는 건 아니다. 훨씬 더 친절하고 쌍방향 소통이 있는 과정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민생경제협의체, 야당 대표 요청시 수용하는 형식"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와는 여야 대표와의 회동 전 단독 회담을 가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동에 앞서서 정 대표는 대통령과 30분의 별도 회담을 가졌다"며 "대통령께서 장 대표에게 정 대표를 먼저 만났다고 직접 말씀하시고 설명하셨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협의체 신설과 관련해선 "각 당의 실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여야 각 정당과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이 당연히 파트너가 될 것이고 여야에 따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단위가 돼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례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과거 정례화해놨지만 그게 지켜지지 않음으로서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고 정치적으로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구성하되 야당 대표의 요청이 있을 시 그것을 가급적 잘 수용하는 형식으로 반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장 대표와 악수한 것과 관련해선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님의 중재라는 형식을 통해 악수하게 되지 않을까 말씀드렸었는데 오늘 형식적으로는 제 예측대로 이뤄졌다"며 "정 대표가 '하모니메이커'라는 이름을 지어드렸는데, 여당 대표에게 여야 경색 국면을 풀 책임이 있음에도 대통령께서 풀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와 죄송함, 다짐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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