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내수 침체의 벽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령화 심화와 웰빙 트렌드 확산으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른 반면, 해외 수요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를 기회로 삼아 해외 유통망 확대와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수출액은 2019년 1427억 원에서 지난해 3821억 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반대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집계 기준 국내 시장 규모는 2022년 6조4498억 원에서 지난해 6조440억 원으로 줄며 성장세가 꺾였다. 내수 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수출 확대가 업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코스맥스그룹의 건기식 계열사 코스맥스엔비티는 해외 매출 비중이 매년 65% 이상을 차지한다. 2023년 65.3%, 지난해 69.8%, 올해 상반기에도 65.5%를 기록하며 글로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굳혔다. 특히 중국 시장 성장이 두드러져 2023년 517억 원에서 지난해 810억 원, 올해 상반기에는 505억 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코스맥스바이오는 지난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과 MOU를 체결하며 현지 공략을 본격화했다. 양사는 학술 교류, 기능성 소재 연구, 제형 개발, 생산·판매 등 다방면에서 협력해 중국 소비자 수요를 적극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사 콜마비앤에이치도 해외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3.4% 늘며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회사는 올해 해외 매출을 5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내세웠다. 2021년부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헤일리온과 손잡고 중화권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건기식을 차세대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과 글로벌 유통망 확장을 통해 해외 고객층을 넓히는 한편, 최근에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어반버스터즈(URBAN BUSTERS)’를 새롭게 론칭했다. 피로 회복, 면역 강화 등 구체적인 기능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소비층을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공통적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위기 대응이자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 선점을 해외 진출 가속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규제가 까다롭지만 의약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시장 확대가 용이하다. 다만 현지 규제 대응, 소비자 기호 차이, 경쟁 심화라는 과제가 여전히 존재해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맞춤 전략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K-푸드, K-뷰티와 마찬가지로 한국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특히 면역, 항산화, 다이어트 관련 제품은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유럽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파트너십 확보가 장기적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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