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시바, '총리 리콜'에 결국 사퇴…차기 총리, '극우' 다카이치 가능성에 한일관계 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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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시바, '총리 리콜'에 결국 사퇴…차기 총리, '극우' 다카이치 가능성에 한일관계 경색 우려

폴리뉴스 2025-09-08 15:47:48 신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당내 퇴진 압박에 시달리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자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기로 하면서 총리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10월 '4전 5기' 도전 끝에 자민당 총재가 된 후 총리에 올랐으나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총선)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도쿄도 의회 선거, 7월 참의원(상원) 선거까지 연이어 여당이 패배한 것이 퇴진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시바 총리는 임기 지속 의지를 보였으나 당내 '반 이시바' 세력을 중심으로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차기 자민당 총재 및 총리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관계에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고 '포스트 아베'라 불리는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총리가 된다면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시바, 취임 후 자민당 선거 3연패…"후진에게 길 양보"

이시바 총리는 7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자민당) 총재를 뽑는 절차를 개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관세 협상이 일단락된 지금이 퇴진할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후진에게 길을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자민당 내 비주류 인사인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당 총재에 선출되면서 총리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취임 후 치러진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면서 책임론에 휩싸였고 결국 사퇴에 이르게 됐다.

첫 단추부터 꼬였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하원) 해산을 선언하며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선거는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자민당은 연립 여당 공명당 의석까지 합쳐도 중의원에서 과반이 안되는 여소야대 상황을 맞았다.

이후 올해 6월 도쿄도 의회 선거와 7월 참의원(상원) 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했다. 참의원 선거에서도 공명당과 연립 여당이 과반 유지에 실패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연이은 패배에도 이시바 총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에 정체를 초래하지 않는 것"이라며 총리직 유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러자 자민당 내에서는 자민당 규칙 6조 4항(리콜 규정)의 절차를 밟아 조기 총재 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현재 당 소속 의원 295명과 광역지자체 지부 대표자 47명 등 총 342명을 상대로 찬반을 물어 과반수인 172명 이상이 찬성하면 총재 선거를 앞당겨 치를 수 있다. 자민당은 지난 2일 양원 총회를 열고 조기 총재 선거 찬반을 8일까지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묻기 전 당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임한다는 뜻을 굳혔다.

포스트 이시바…44세 고이즈미 vs 여자 아베 '2파전'

이시바 총리가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차기 자민당 총재 유력 후보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거론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일본 주요 언론 여론조사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민영 TBS 계열 JNN의 여론조사(6~7일)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똑같이 19.3%의 지지를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2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가 이시바 총리에게 패배했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다.

부친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시바 정권에서 쌀값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보수정치 노선을 이어가는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극우 인사다. 

이외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도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李대통령과 '케미' 이시바 퇴진…한일관계 여파 없나

대통령실 "이시바 총리 사퇴해도 한일 긍정적 관계 이어갈 것"

이시바 총리는 과거부터 한일관계 사안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소위 '비둘기파'로 분류돼 왔다.

그는 총리 취임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사죄해야 한다"라는 견해를 밝혔고, 지난 2019년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선, "일본이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보지 않는 것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좋은 '케미'도 보였다.

두 정상은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합의된 내용을 '공동언론발표문'에 담았다. 한일 정상이 회담 결과를 문서 형식으로 발표한 건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방일 이후 당시가 17년 만의 일이었다. 

전향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이번 발표문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해당 선언에는 과거 한국을 식민 지배한 데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가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고 누가 새로운 총리가 되더라도 역사인식은 이시바 총리에 미치질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대한국 노선에 대해 이시바 정권의 큰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사 인식 면에서의 후퇴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는 지난 8월 15일 일본의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그는, 지난해 총재 선거 과정에선 총리가 되더라도 야스쿠니 신사에 계속 참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때문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당선될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될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8일 이시바 총리가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한일 양국의 협력 관계가 계속 유지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시바 총리의 사의 표명과 관련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일본 국내 정치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 안정적 관계 발전 방향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다"며 "이시바 총리의 사퇴에도 앞으로도 긍정적인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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