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22일 민주당 김병기 당시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이후 78일 만이다.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면담은 취임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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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동에는 대통령실에서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민주당에서 한민수 대표 비서실장과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국민의힘에서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과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의 단독 회동에는 우 수석과 박 실장만 배석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양당 대표와 “손을 잡고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장 대표는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국민들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커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와 여당이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숨 쉬고 원활히 기업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 정책을 거론하며 “수요자 욕구와는 거리가 먼 공급자 중심의 대책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규제 중심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수요자 중심 공급 정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짚었다.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서도 “특정 집단을 위한 조직 개편이 아닌 국민 전체를 위한 조직 개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특검 연장 법안과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제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며 “특정 진영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 주시길 바란다.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사망하고, 대통령이 지금 그런 균형추의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조지아주 교민 석방 지시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을 역대급으로 이끌어 국민들께 큰 희망을 주신 데 대해서도 감사드린다”며 “국제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의 놀라운 K-민주주의의 회복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완전한 내란 종식을 위한 법적 제도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며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내란을 꿈꿀 수 없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욱 정비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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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또 “국정은 개혁과 민생 두 개의 수레바퀴로 조화롭게 굴러가야 한다”며 “개혁이 민생이고, 민생이 곧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님 주선으로 여야가 만났으니 향후 건설적인 여야 대화가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처럼 여야가 서로 덕담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관계가 하루빨리 복원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님 말씀에 공감 가는 부분이 꽤 많다”며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한데,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것처럼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은 하나의 정치 집단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분들의 목소리도 당연히 들어야 한다”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죽이는 정치는 이제 그만하고, 상생 정치·모두가 함께 사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는 말씀도 정말 중요한 지적”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자주 뵈면 좋겠다”며 “서로 용납될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찾아내고, 공통 공약 같은 것은 과감하게 함께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가 어려운 상황임을 언급하며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복리 증진을 위해 힘을 모은다면 대외 협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개 발언을 마친 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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