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 프레임 흔들어…韓 구조개혁·산업혁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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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 프레임 흔들어…韓 구조개혁·산업혁신 필요"

이데일리 2025-09-08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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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중국 산업 생태계가 기존의 산업 프레임을 흔들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민첩한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자율주행 분야에서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 전략적 협력과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이캠퍼스와 함께 ‘중국발 산업혁신과 전기차 대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중국은 신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속도로 앞서 나가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질서를 불과 몇 년 만에 흔들고 있다”며 “속도의 차이가 시장 주도권과 산업생태계 우위를 갈라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은 불과 1년반 만에 신차를 내놓지만, 우리 완성차 업체는 여전히 3~4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부회장은 “이는 단순히 생산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선점과 생태계 구축의 문제”라며 “우리 기업은 기민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 주최자인 정구현 제이캠퍼스 원장은 “중국의 산업 생태계가 포드와 GM이 백 년간 지켜온 산업 프레임을 흔들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현상유지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구조개혁과 사업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은영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혁신은 정부가 시장을 설계하고 민간이 구현하는 구조”라며 “중국 정부는 규제와 허가를 하기 전에 기술의 사회적 효용성을 관찰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유예를 통해 실험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한국 기업에게는 기술의 사회적·정책적 수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한국 정부는 초기의 실험을 허용하고 사후적으로 규율하는 정책 설계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국 차량호출기업 ‘디디다처’, ‘콰이디다처’는 각각 베이징과 항저우에서 2012년 처음 설립됐지만 실제로 합법화(법적 지위 확보)된 것은 2016년이다. 그 이후 중국의 차량호출 시장은 빠르게 생태계를 형성했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전자 관리, 보험, 사고대응 등의 책임 부과가 제도화되면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 사례는 혁신 기술이 중국에서 선 실험 후 정책적 수용 과정을 거쳐 제도권에 안착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노 교수는 제시했다.

김창현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는 ‘생태계 구축을 통한 중국 전기차의 진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중국은 기업 단위의 최적화를 넘어 산업 전체 차원의 최적화를 통해 중국 시장 밖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한경협


화웨이와 CATL은 자율주행과 배터리 시스템 표준화를 주도하면서 기존 공급망과 차별화된 전기차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화웨이, CATL이 추진하는 모듈형 방식은 제품을 여러 개의 독립적인 모듈(부품·시스템)로 나눠서, 각 모듈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결합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 전기차의 새로운 표준과 레퍼런스가 형성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의 협업과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한국기업들은 중국 시장이나 글로벌 전기차·인공지능(AI) 생태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모듈형(개방형) 생태계에 참여할지, 자체 수직계열화(폐쇄형)를 강화할지 기로에 놓여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실장은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CATL, BYD 등 기존 완성차가 경쟁하면서 ‘전동화·SDV(소프트웨어 중심차량)·자율주행’에서 혁신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중국업체와 글로벌 완성차간 협력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거 중국은 판매와 이익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기술 습득과 학습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중국을 활용하는 스마트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업체들은 하루 2교대, 주 6일 근무체제로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 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은 제2의 GM, 폭스바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가성비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기아’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은 신흥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진출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경고했다. 중국 전기차가 불과 1~2년 만에 점유율을 10%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류성원 한경협 산업혁신팀장은 “우리도 과학기술, 혁신 등 이념과 상관없는 경제정책을 추진할 때 일관성 유지와 정책 신뢰도 유지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산업분야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관련해 “중국이 택시업계와 플랫폼과의 갈등 조정에 성공한 것처럼 갈등 당사자들이 상호 수용가능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 성공사례를 도출·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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