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조직문화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국장·과장급 간부공무원부터 9급 말단 직원까지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솔선수범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근무 효율성을 높이는 1석3조 사업을 벌여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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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시흥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조직문화 혁신 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일하는 방식 개선 사업’을 해온 시흥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일하는 방식 및 조직문화 개선 추진계획’과 시청 직원 여론 등을 반영해 조직문화 혁신에 집중했다.
앞서 시가 2022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직원 267명 중 51.3%는 시흥시의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이 권위적이라고 응답했다. 이같이 평가한 것은 상급자의 회식 강요, 위압적인 업무 지시, 간부 모시는 날 관행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부 모시는 날은 부서에서 팀별로 직원들이 돈을 모아 국장·과장에게 점심밥을 사주는 것으로 권위적인 상급자에 대한 구태로 평가되고 있다. 직원들은 국장·과장에게 밥을 사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우려가 있어 억지로 참여해야 했다. 시흥시청에서는 수십년간 이어져온 관행이다.
지난해 4월 직원 424명의 설문조사에서는 122명(28.8%)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팀장급이 15.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과장급이 7.5%로 나타났다. 이런 점과 함께 시흥시는 최근 직원 수가 급증하고 MZ세대 비율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해 조직문화 혁신과 세대 간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조직문화 혁신 계획을 수립하고 ‘인사하시흥’ 캠페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소통문구 공모전, 혁신 학습모임(10개 팀) ‘스마일 데이’ 운영, 혁신페스타 개최 등을 추진했다. 소통문구 공모전에서는 ‘호통은 외롭지만 소통은 즐겁습니다’ 등의 5개 문구를 선정해 직원에게 공유했다. 혁신 학습모임에서는 조직문화 혁신 제안서를 공유하며 소통교육 등을 했다.
올 2월에는 ‘식사시간은 강요가 아닌 소통으로’ 등 조직문화 5계명을 직원에게 홍보했고 6월에는 간부 솔선수범 캠페인을 했다. 간부 솔선수범 캠페인에서는 정용복 시흥시 도시주택국장과 김미화 농업기술과장 등의 활동이 우수사례로 꼽혔다. 정용복 국장은 월평균 1회씩 직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격려하며 자신의 근무경험 등을 소개한다. 그는 후배의 고충을 듣고 조언하며 일하고 싶은 직장 분위기 조성에 함께하고 있다. 김미화 과장은 올 초부터 매주 1회씩 업무에 어려움이 있는 후배 직원들에게 편지를 써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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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지난달 솔선수범하는 ‘엄지 척 직원’을 추천받아 31명을 선정했고 임병택 시흥시장이 이달 중 이들과 간담회를 하며 격려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3년 직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0%가 조직문화가 개선되고 있다고 답한 것이 지난해에는 40%로 응답 비율이 높아졌다. 간부 모시는 날을 한 달 내에 경험한 직원 비중은 지난해 11월 20.5%에서 올해 4월 7.8%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정현주 시흥시 정책팀장은 “권위적인 조직 문화는 직원 사기를 떨어트리고 불신을 키울 수 있다”며 “모든 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상급자의 권위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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