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소송 패소시 관세 절반 환급해야, 끔찍한 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세 소송’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패소할 경우 관세 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사진=AFP)

그는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소송과 관련해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이미 걷은 관세 수입을 환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법원이 그렇게 판결한다면 우리는 따라야 한다”며 “우리는 걷은 관세의 절반 정도를 환급해야 할 텐데 이는 재무부에 끔찍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소송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관세가 아닌)다른 수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 29일 2심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사용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 권한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를 허용하기 위해 10월 14일까지 판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3일 법원에 항소장과 함께 신속 심리를 요청하는 동의서를 함께 제출했다.

그는 거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만약 상황이 그렇게 나쁘다면 국내총생산(GDP)이 왜 3.3%나 됐겠는가? 주식시장이 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겠는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라면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4월 인터뷰 당시만 해도 모두가 관세 때문에 하늘이 무너진다고 했고 모두가 미국을 떠난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 미국 채권시장은 선진국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고,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같은 기관들은 관세 수입과 재정 개선이 그 원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바”라고 주장했다.

최근 고용 지표에 대한 우려도 반박했다. 미국 노동부가 5일 발표한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만2000명으로, 이는 7월의 7만9000명 증가보다 5만7000명 적은 수치다. 시장 예상치(7만5000명)에도 크게 못 미쳤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상호관세 발표로 증시가 폭락했던 시기에도)관세에 대한 입장을 지켜왔고 그가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후 역사상 가장 빠른 증시 회복을 경험했으며 8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 한 번의 지표만으로 경제 정책을 판단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에게 좋은,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정책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의 파트너들이 우리를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와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오래 버틸지가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더 많은 제재, 즉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들에 대한 2차 관세까지 시행한다면 러시아 경제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고, 그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