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임경호 국립공주대 총장 “‘소통·혁신’으로 대학 생태계 재편… 도전·도약하는 국립대학 견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파워인터뷰] 임경호 국립공주대 총장 “‘소통·혁신’으로 대학 생태계 재편… 도전·도약하는 국립대학 견인”

한국대학신문 2025-09-07 22:30:00 신고

3줄요약
임경호 총장이 지난 2년간의 소회와 현재 추진 중인 글로컬 대학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임경호 총장이 지난 2년간의 소회와 현재 추진 중인 글로컬 대학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지난 6월 취임 2주년을 맞은 임경호 국립공주대학교 총장은 5년 3개월이라는 긴 총장 공백상황을 해소하고 국립공주대 대학 생태계를 ‘국공립대 전체’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국립공주대 위상 회복 및 새로운 도약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학 구조 개혁 및 혁신을 통해 국립공주대를 ‘평범한 대학’에서 공주사범대 시절의 전국적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온 임 총장은 학장들과의 좌담회, 교무회의 정례화, 단과대학별 설명회 등 소통을 강화해 보직자 내 이견을 걷어내고, 대학 운영은 ‘총장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는 구성원들의 편견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직을 맡은 이유도 이와 연결된다. 대학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 가운데 교육부·정치권과의 대화가 필요한 일이 많기도 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 사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한 원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임 총장은 “글로컬 사업을 혁신적으로 추진하려면 총장협의회 회장 같은 역할을 통해 정보전에 뒤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기회가 왔고, 덕분에 훨씬 대화가 원활해졌다. 이런 외연 확장이 국립공주대의 위상확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대학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취임 후 다양한 방면으로 공주대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공주대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는데, 소회는.

“공주대는 국립대이지만, 도전에 나서지 않는다면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도자는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결단을 내려야 하고, 그것이 공주대에서의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구성원의 반발도 있었지만, 충분히 제기 가능한 의견 표명이라고 보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리고 소통을 통해 오해를 줄여나가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독단적’이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보직 교수들과 충분히 논의하며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 2014년 이후 총장 공백기를 거치며 거버넌스가 흔들렸다는 지적도 있다. 교수·직원 사회가 다른 국립대보다 자유분방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국립대 교직원들의 특성도 있지만, 오랜 기간 집행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 대학 구성원 간의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고 본다. 특히 공주캠퍼스가 아닌 천안·예산 캠퍼스의 경우 그런 정서가 강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분위기가 공과대 소속인 제가 총장에 선출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저는 균형감을 갖고 대응하겠다. 공과대 교수로서 천안캠퍼스의 어려움, 예산캠퍼스의 불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듬고 해소하려 한다. 본부와의 물리적 이격거리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보화 속도의 차이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균형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노력 중이다.”

- 글로컬대학, 대학 통합 문제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도 높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공주대는 공주·천안·예산에 캠퍼스를 두고 있어 한 번 만남을 갖는 것도 캠퍼스를 돌면서 세 번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단계적인 소통 계획을 세워 직접 만나고 있으며, 온라인 소통 창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수회 일부의 반대 의견도 있지만, 젊은 교수들을 만나보면 ‘통합을 통해 공주대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몇 단계 점프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의 경우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가 많은 것 같다. ‘학교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 ‘내 졸업장은 어디 소속이 되느냐’ 같은 질문이 대표적인데, 학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칭이 바뀌고 더 큰 네트워크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불안감이 불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부분을 설명하면 학생들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상황이다.”

- 동문과 지역사회의 반응도 중요한데, 어떤가.

“동문들은 반대가 강한 편이다. 공주대 동문회의 구성이 사범대 졸업생 위주로 돼 있다 보니, ‘공주사대’라는 브랜드 가치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변화에 대한 저항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역사회는 비교적 우호적이다. 대전·충남도가 메가시티 구상을 추진하고 있고, 공주·청양·부여 지역은 소멸 위기를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통합이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을 만들고 지역에의 기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공주대-충남대 통합 모델의 특징은.

“공주대와 충남대의 경우는 ‘느슨한 통합’ 방식을 택했다. 빠른 속도로의 강제 통합은 하지 않고, 학과별로 자율적으로 협의해 통합을 신청하면 지원하는 방식이다. 학과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면 많은 학과들이 동참하리라 본다. 또 원칙적으로 어떤 캠퍼스도 공동화되지 않도록 하며, 이동이 필요할 경우 상호 호혜적 교환을 통해 조율할 계획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원 설득을 우선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

임경호 총장은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순히 외부 과제가 아니라, 국립공주대 재구조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며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순히 외부 과제가 아니라, 국립공주대 재구조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며 “빠른 속도로의 강제 통합 보다 학과별로 자율적으로 협의해 통합을 신청하면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원 설득을 우선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
임경호 총장은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순히 외부 과제가 아니라, 국립공주대 재구조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며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순히 외부 과제가 아니라, 국립공주대 재구조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며 “빠른 속도로의 강제 통합 보다 학과별로 자율적으로 협의해 통합을 신청하면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원 설득을 우선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대학 통합에는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맞다. ‘다 유지한다’는 접근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플랫폼 전략’을 쓰려한다. 공주대 7개, 충남대 17개 단과대학 체제를 센터 형태로 전환하고 벽을 허물어 학과 간 융합을 촉진하겠다. 마이크로 디그리, 나노 디그리, 융합학과 같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하고, 기존 비인기 학과는 플랫폼을 통해 자생적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천안 공과대학만 해도 27개 학과가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많은 구조다. 2005년 천안공대와 통합하면서 동일학과를 병렬배치하는 등 방목한 결과이다. 그런데 예전처럼 통합은 하되 각자 따로 유지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이에 우리가 만든 플랫폼에 글로컬 대학 예산을 투입해 학문 간 융합과 구조 개편을 촉진할 것이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순히 외부 과제가 아니라, 국립공주대 재구조화 계획과 맞닿아 있다. 취임 초기부터 캠퍼스 재구조화를 큰 과제로 추진해 왔고, 글로컬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충남대와의 통합 논의는 김정겸 총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의견을 나눴다. 충남대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대전이라는 도시적 조건만 믿고 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양교가 힘을 합쳐 ‘critical mass’를 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교수 숫자가 적으면 교육에 매달리느라 연구·산학협력 여력이 없다.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야 연구자·교육자·산학 전문가가 균형 있게 활동할 수 있다. 충남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두 총장이 빠르게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다.”

- 캠퍼스 간 중복학과가 많은데, 구조 개편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충남대와의 통합으로 생기는 중복성은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고, 현재는 학내의 학사구조 재편을 고민하고 있다. 예컨대 예산캠퍼스 학과의 재구조화 등으로 생명 관련 학과는 공주캠퍼스, 공학계열은 천안캠퍼스 내 학과들과 융합을 꾀하는 방식이다. 천안캠퍼스는 미래 모빌리티와 반도체공학 등 연구성과가 크지만 스마트팜·ICT와 결합하면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 공주캠퍼스의 자연대도 생명과학 분야 등 연구력이 뛰어나, 두 축이 균형을 이루도록 할 예정이다.

세종공동캠퍼스에도 캠퍼스를 둘 예정인데, 캠퍼스 부지는 전임 총장 시절 매입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분절적 학과 배치를 계획하고 있는 기존 안에 대해서는 대체 안을 만들고 있는 입장이다. 문화예술 분야 단과대학을 묶어서 보내는 등 새로운 안을 검토 중이다.”

- 라이즈(RISE) 사업에 다수 선정되는 등 성과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선정 규모와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우리 대학은 라이즈(RISE) 사업 선정을 통해 1년에 15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5년간 750억 원의 라이즈 사업 규모는 충남RISE에서의 지원 규모 2위 대학과도 큰 차이가 난다. 충남 거점 국립대로서의 책임을 강조하고, 산학협력단에서 충실히 준비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립대학이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춘 결과라 본다.”

- 의대와 수의대 신설도 추진 중인데, 진행 현황은.

“충남 남서부는 의료 공백이 심각하다. 인구 천명당 의사수는 전국 꼴찌 수준이며, 생명과 직결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27년간 국립공주대 의대 설립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100만 도민 서명을 돌파했고, 지난 8월에는 의대설립촉구 도민대회도 개최했다. 통합을 논의 중인 충남대에 의대가 있다고 해서 우리 지역 의료 사각지대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지역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의대뿐 아니라 수의대도 필요한 상황으로 예산캠퍼스 일대는 축산업이 발달했지만 대동물 수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도 의대와 수의대 신설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임경호 총장이 앞으로의 대학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임경호 총장이 앞으로의 대학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현재 전국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장도 역임 중이다. 대학에 몸담아 왔지만, 회장직을 맡으면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국중협에 참가하면서 처음엔 실망이 컸다. 국공립대 총장협의체인데 교육부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총장들 역시 ‘지원금 달라’는 이야기만 할 뿐, 국립대학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거대 담론에 대한 논의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최소한 ‘국립대법’ 초안이라도 마련해 두고 임기를 마치려 한다. 국립대가 지금은 교육부 소속 ‘영조물’처럼 취급받고 있어 재정지원에 꼬리표가 달리고 조직·인사·재정 운영의 자율성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립대 운영을 국가가 책임지는 법적 지위를 확립하고 자율성과 책임 운영을 가능케하는 근거를 만드는 게 절실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서울대처럼 법인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국공립대 총장들은 서울대식 법인화보다는 국가가 책임있게 뒷받침 하되 총액 지원 방식으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안에 그 틀을 제시하고 싶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무엇보다도 ‘새로운 미래를 연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저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과 학생·지역사회 모두가 같은 꿈을 공유하며 함께 미래를 향해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임무이자 소명이 바로 총장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임기 시작과 함께 국립공주대의 비전으로 선포한 ‘미래5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전통의 시작’이란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 처럼 국립공주대가 단순히 지역 거점 국립대에 머무르지 않고, 충남·세종·대전권을 아우르며 국가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형 대학 모델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시작을 열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누군가는 ‘결단하는 총장’, 또 누군가는 ‘소통하는 총장’으로 기억할 수 있겠지만, 제 바람은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대학의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 갔던 총장으로 남는 것이다.”

■ 임경호 총장은…

서울시립대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KAIST에서 토목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국립공주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산학연구본부장과 산학협력단장, FAIR사업단 단장 등을 역임하며 약 29년간 대학 교육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3년 6월 국립공주대 제8대 총장에 취임했으며, 2025년 1월 제32대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으로 선임되었고, 2025년 3월부터 대교협 부회장직도 수행 중이다.

<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임지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Copyright ⓒ 한국대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