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서 움직이는 삼성 vs 허브로 지휘하는 LG···가전 OS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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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서 움직이는 삼성 vs 허브로 지휘하는 LG···가전 OS ‘격돌’

이뉴스투데이 2025-09-07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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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운영체제(OS)’ 대결 무대로 떠올랐다. 양사는 각각 ‘앰비언트(Ambient) AI’와 ‘씽큐 온(ThinQ ON)’을 앞세워 단순한 가전 제어를 넘어 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전이 더 이상 개별 성능 경쟁이 아니라 OS와 생태계 중심 플랫폼 전쟁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프리미엄 격전지로 꼽힌다. 여기에 까다로운 규제 환경과 높은 빌트인 수요가 더해지면서 유럽은 AI 가전 플랫폼 전략을 검증받는 시험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IFA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AI 홈 리빙’ 존. [사진=삼성전자]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보이지 않는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용자가 인식하지 않아도 온도·조명·소리·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생활 방식에 맞춰 제어하는 ‘앰비언트(Ambient) AI’가 핵심이다. 눈에 보이는 제어가 아닌 배경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3년 내 10억 대의 AI 기기가 전 세계 가정에 확산될 것”이라며 AI홈이 단순 제어를 넘어 생활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생활가전·TV·모바일 전반을 아우르는 AI 브랜드 확장으로 ‘비스포크 AI’·‘비전 AI’·‘갤럭시 AI’를 하나의 앰비언트 AI 생태계로 통합했다. 세탁기는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코스를 자동 설정하고, 냉장고는 사용 패턴을 학습해 전력 소비를 감소, 로봇청소기는 액체 인식과 살균 기능을 더했다. 개별 제품 단위에서 벗어나 가정 전체가 학습·제어하는 운영체제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 AI홈은 가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싱스 프로’를 앞세워 오피스·상업 공간·주거 단지까지 확장 가능한 B2B 솔루션을 제시. 건물 내 에너지 관리, 설비 유지보수, 보안까지 패키지로 제공해 건설·부동산·산업 영역까지 아우르겠다는 구상이다. 독일 시험기관 TÜV Nord에서 냉장고·로봇청소기 보안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 ‘AI홈 보안도 삼성표’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도 같은 흐름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AI홈 허브 ‘씽큐 온’ 지휘 아래 다양한 가전들이 서로 연결, 고객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LG AI홈’을 형상화한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 연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AI홈 허브 ‘씽큐 온’ 지휘 아래 다양한 가전들이 서로 연결, 고객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LG AI홈’을 형상화한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 연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눈에 보이는 허브’를 앞세웠다. 생성형 AI 기반의 ‘씽큐 온’을 집 안 중심에 두고 가전과 IoT 기기, 외부 서비스를 통합하는 전략이다. 사용자가 “나 이제 잘래”라고 말하면 조명·커튼·공기청정기가 동시에 제어, 외출 시 “에어컨 끄고 로봇청소기 돌려줘” 같은 복합 명령도 차례대로 실행된다. 단일 허브가 생활 방식을 학습해 집 안 전체를 지휘하는 구조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자체 IoT 기기 연동이다. 씽큐 온은 스마트 도어락·온습도 센서·스마트 플러그 등 9종 기기와 연결돼 생활 곳곳을 통제한다. 아이가 귀가하면 알림을 전송하고, 습도가 오르면 제습기가 작동한다. 일반 가전도 플러그를 통해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여기에 씽큐 앱을 더해 레시피 추천, 고장 예측·자가 관리 기능까지 확장했다.

‘슈필라움’이라는 모빌리티 콘셉트카를 선보인 LG전자는 가정에 머물지 않는 확장성을 드러냈다. 차 안에서 주방 오븐을 원격으로 예열하거나, 집 안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는 시연을 통해 AI홈이 집과 이동 공간을 연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시장에 마련된 B2B 상담관에서는 빌트인 가전과 상업용 세탁장비, AI홈 패키지를 통해 유럽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 AI OS를 생활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성을 내보였다.

 LG전자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비롯해 총 17개 상을 받았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비롯해 총 17개 상을 받았다. [사진=LG전자]

수상 실적에서도 전략적 색깔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최고 혁신상 9개를 포함해 총 26관왕을 차지하며 ‘더 무빙스타일’,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갤럭시 탭 S11’ 등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투명 TV인 ‘시그니처 올레드 T’로 IFA 최고상 ‘Best of IFA’를 거머쥐었고, 모빌리티·접근성 부문까지 포함해 17개 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생태계 확장성, LG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객 체감 가치를 앞세운 셈이다.

양사의 노선 차이는 유럽을 첫 격전지로 택한 배경에서도 분명해진다. 유럽은 에너지 효율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빌트인 수요가 높아 프리미엄 가전의 시험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회로 보고 확장성과 보안을 무기로 삼았다. 냉난방·빌딩 관리까지 아우르는 B2B형 ‘스마트싱스 프로’를 내세우고, 반도체·모바일 기술력을 접목해 가정에서 도시와 산업으로까지 뻗어나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LG전자는 같은 시장을 ‘현지화 무대’로 삼았다. EU A등급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70% 줄인 세탁기, 벽 밀착 설치가 가능한 ‘제로 클리어런스’ 냉장고, 유럽 전용 액세서리 ‘컴포트 키트’ 등을 내놓으며 지역 특화 전략을 강화했다. 컴포트 키트는 손힘이 부족한 고객도 세탁기 도어와 세제함을 쉽게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유럽 소비자매체 평가에서 LG 냉장고와 세탁기가 다수 국가 1위를 차지하며 신뢰를 쌓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IFA를 계기로 가전 산업이 반도체·모바일처럼 OS 중심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마트홈이 클라우드 연동이나 원격 제어 단계를 넘어 AI칩과 운영체제를 축으로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앰비언트’는 배경형 OS, LG전자 ‘씽큐 온’은 허브형 OS로 구분된다. 어떤 방식이 소비자에게 더 호응을 얻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은 모터·센서가 아닌 AI칩과 알고리즘 역량에 달려 있다”며 “향후 양사는 각자의 OS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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