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 당국이 남미에서 주로 발견되던 '샤가스병(Chagas disease)'이 최근 미국 내에서도 확산하고 있어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뉴욕포스트 등에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샤가스병이 최소 32개 주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이를 미국 내 토착 질환으로 공식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내 감염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되며 최소 8명이 국내 전파로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샤가스병은 기생충 트리파노소마 크루지(Trypanosoma cruzi)에 의해 발생하며, 전파 매개체는 '키싱 버그(kissing bug)'라고 불리는 흡혈노린재다. 이 곤충은 사람의 얼굴, 특히 입과 눈 주변을 물고, 그 과정에서 남긴 배설물이 상처나 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며 장기 기증, 수혈, 임신 중 태아 전파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1종의 키싱 버그가 발견됐으며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에서 목격 사례가 특히 많다고 알려졌다. CDC와 텍사스 A&M대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 내 키싱 버그의 약 55%가 샤가스병 기생충을 보유하고 있다.
샤가스병은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뉜다. 급성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발열, 피로, 몸살, 눈꺼풀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기에는 심장 부정맥, 심부전, 소화기 문제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염 후 10~30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급성기에만 항기생충제인 벤즈니다졸(benznidazole)과 니푸르티목스(nifurtimox)를 통해 가능하며, 만성기에는 증상 관리가 중심이 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샤가스병은 미국에서 '잊힌 열대병'이자 '침묵의 살인자'"라며 "CDC와 WHO가 공식적으로 토착 질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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