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 대신 땀으로 체내 생리적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를 개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땀 속 여러 대사산물을 실시간으로 동시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땀 속 대사산물을 분석해 인체의 정밀한 생리학적 상태를 모니터링하려는 웨어러블 센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기존 형광 표지나 염색을 거치는 방식들은 효과적인 땀 수집과 제어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정 교수팀은 피부에 직접 부착하는 얇고 유연한 웨어러블 땀 패치로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패치에는 땀을 모으고 미세한 통로와 빛을 이용해 땀 속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초미세 '나노플라즈모닉 구조'가 탑재돼 있어 한 번의 패치 착용으로 땀 속 여러 대사성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나노프라즈모닉 구조는 나노 크기의 금속 패턴이 빛과 상호작용하며 땀 속 분자 유무나 농도 변화를 고감도로 감지할 수 있는 광학 센서 구조다.
이 패치는 빛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조작해 분자의 성질을 읽어내는 '나노광학 기술'과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채널 속에서 땀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미세 유체 기술'이 핵심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하나의 땀 패치 안에 시간 순서대로 땀을 채집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술을 접목, 다양한 대사물질의 체내 변화를 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며 "패치 내부는 6~17개 챔버(저장 공간)가 있고 운동 중 분비되는 땀이 순차적으로 각 챔버에 채워지는 미세유체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실제 사람에게 적용, 운동할 때 나오는 땀 속에서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성분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요산, 젖산, 티로신 등 대사·운동·질환과 관련된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3가지 대사 물질이 운동과 식단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패치를 활용하면 달리기, 마라톤, 헬스 등 운동 중에 발생하는 지구력과 근육량 변화를 파악할 수 있고 수치 변화분석을 통해 통풍·간기능 이상, 신장질환 등의 잠재적 위험도 확인할 수 있다.
만성질환 관리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의 새로운 전환점이란 평가를 받는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7일 게재됐다.
정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을 채취하지 않고도 땀 패치만으로 체내 대사 변화를 시간에 따라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만성질환 관리, 약물 반응 추적, 환경 노출 모니터링, 대사성 질환의 차세대 바이오마커 발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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