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트럼프에 뒤통수 맞은 한국…3500억불 투자에도 쇠사슬 묶여 한국인 300여명 체포·구금 [종합]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 트럼프에 뒤통수 맞은 한국…3500억불 투자에도 쇠사슬 묶여 한국인 300여명 체포·구금 [종합]

폴리뉴스 2025-09-07 12:03:17 신고

지난 4일(미 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이민세관단속국, 마약단속국, 조지아주 순찰대가 총동원돼 현대자동차 LG엔솔 배터리 공장에 한국인 300여명 등 500명 가까운 근로자를 급습해 체포했다. 이들은 양손과 다리에 쇠사슬 체인 묶인채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미 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이민세관단속국, 마약단속국, 조지아주 순찰대가 총동원돼 현대자동차 LG엔솔 배터리 공장에 한국인 300여명 등 500명 가까운 근로자를 급습해 체포했다. 이들은 양손과 다리에 쇠사슬 체인 묶인채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방국 한국의 뒤통수를 쳤다.

지난달 25일 한미 모두 성공적으로 평가한 한미정상회담이 끝난지 단 11일만인 4일(미 현지시간) 한국 근로자들에 대한 대규모 체포, 구금을 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 페이스메이커'라며 '평화 한미동맹'을 강조했고, 민감한 관세협정에 대해서도 한국이 3500억달러(약 488조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의 대미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대대적인 쇠사슬과 군사작전을 방불케한  한국인에 대한 이민단속이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요구한 '관세 인상''미국내 대규모 투자'에 대해 한국정부와 한국기업들이 그 트럼프 정책에 호응해 대대적 투자와 관세인상을 받아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대규모 한국인 체포구금이라는데 대해 한국과 美한인가회는  물론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의 대규모 이민 단속작전을 통해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인 직원 300여명을 체포해 구금한 것이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은 6일(미 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지난 4일(미 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등 475명에 대한 불법 체류자로 단속·체포 작전을 촬영한 2분34초 분량의 동영상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영상에는 배터리공장 상공에 헬기가 뜨고 장갑차, 군용 차량과 헬리콥터가 현장으로 들어서며 군인들과 무장 차량 무장요원들이 공장으로 들이닥친다. 군인들의 무장 급습으로 공장 작업은 즉시 중단됐고 수백명의 직원들이 서류를 들고 줄지어 조사를 기다리며 한국인 직원들은 버스에 손을 짚은 채 온몸을 수색당했다.

한국인들은 쇠사슬, 수갑, 케이블타이에 손, 발과 온몸이 묶인채 호송 차량버스로 줄줄이 끌려갔다. CNN은 "급습한 현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에 군사작전을 방불케하고 급습한 500명 가까운 한국인 등 체포는 미국 불법체류자 단속 역사상 최대규모다. 

미 이민단속국(ICE)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관행대로 단기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해 일을 한 것은 법을 어긴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도 적법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 당국이 현지 투자한 기업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이민단속을 벌인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고숙련 노동자 대상인 H-1B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어 미국 현지에서도 불법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동맹이자 우방국인 한국 정부에 관련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고,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들의 손과 발에 쇠사슬이나 케이블 타이를 묶는 등 중대 범죄자로 취급한 것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 기업 직원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으나 석방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美, 장기내사뒤 현대차-LG엔솔 전격 단속 "475명 체포, 한국인 상당수...사상 최대 규모 작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가 6일 미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체포·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쇠사슬로 묶여 체포되는 장면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ICE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가 6일 미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체포·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쇠사슬로 묶여 체포되는 장면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ICE 홈페이지 갈무리]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은 5일(미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실시한 이민 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HSI(국토안보수사국)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이날(5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토안보수사국은 법 집행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사로 475명이 체포됐으며 그 중 다수가 한국 국적자였다"며 "국토안보수사국 역사상 단일 현장 최대 규모의 단속이었다"고 밝혔다.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며 "이 중 일부는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고, 일부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했으나 취업은 금지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인은 300여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체포된 사람 중 상당수는 전날 밤 조지아주 폭스턴의 이민자 수용시설로 이송됐으며, 추후 다른 시설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슈랭크 수사관은 "체류 신분에 대한 질의와 서류·배경 조사를 거쳐 불법 체류가 확인된 사람들을 구금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인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이민 단속이 아니라 장기 내사를 거친 단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개월에 걸친 형사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관련 문서를 모아 그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라며 "어제 수색영장을 집행해 수사에 도움이 될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 '무비자 관행' 묵인…트럼프 정부서 결국 사단

트럼프 "할 일 한 것"…바이든 2022년 '일자리 치적' 

이번 단속은 일단 '불법 이민 단속'이라는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이민자들이 미국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며 불법 이민 단속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 재집권에 성공한 뒤에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무비자 관행'이 결국 이러한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현지 사무소에서 업무를 보거나 공장에서 일을 하려면 전문직 취업(H-1B)·비농업 단기 근로자(H-2B) 비자나 주재원 비자(L-1)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자 발급에 수개월이 걸리는데다 개수 제한도 있다보니 불규칙적으로 인력 파견이 필요한 기업들은 최대 90일 단기 관광 및 출장 시 비자 신청을 면제해 주는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 비자 등을 활용해왔다. 

문제는 관광비자나 ESTA 등은 현지 취업 활동이 엄격하게 금지돼 이민 단속의 타깃이 된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 시절에는 우리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를 감안해 이런 관행이 어느 정도 묵인이 되어 왔는데 반(反)이민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트럼프 정부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미 현지에서는 이번 대대적인 단속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일자리 치적'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단속 대상이 된 조지아 공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방한했을 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립을 발표한 곳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그해 10월 공장 기공식 당시 성명을 내 "(공장 건설이) 지난 5월 방한 때 발표됐다"며 "나의 경제정책이 조지아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치적을 강조했다.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3월에도 조지아주를 찾아 유세하면서 자신의 일자리 창출 업적을 거듭 부각한바 있다.

민주당 소속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단속에 대해 "정치적 동기가 있는 공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단속은 청정에너지의 미래를 건설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가족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것"이라며 "조지아의 번영은 노동자들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민단속에 대해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illegal aliens)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 이민당국 구금시설 [사진=연합뉴스]
조지아주 이민당국 구금시설 [사진=연합뉴스]

韓 기업들 "美 투자하지 말라는 소리"…비자 제한하며 불법 방조, '범죄자 취급'

"양손 결박 충격"…美한인사회 격앙

미 당국이 자국 내 대규모 투자에 나선 해외 기업을 상대로 이 같이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4년간 미 전역에 260억 달러(36조1천53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이번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에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동원하며 전쟁치르듯 '불법체류자 범죄자' 취급을 받은 이번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단속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손 꼽히는 규모로 투자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을 단속한 만큼 다른 기업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일로 출장을 갔다가 범죄자가 되어 구금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필요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단속으로 현장에 한국의 숙련된 인력을 보내지 못할 경우 공장 건설이나 현지 사업 프로젝트의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의 공장 투자가 늦어지면 그만큼 미국 현지 채용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도 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발급을 제한하며 불법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숙련 노동자 대상인 H-1B 비자 발급을 꺼려 제한하고 있다. 연간 H-1B 비자 발급은 6만5000개로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에는 H-1B 비자 발급 거절율이 2015년 5%에서 24%로 급증한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때에도 '미국인 일자리'가 우선이라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한 실리콘밸리 사이에서 H-1B 비자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인사회도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중 하나인 미시USA 공개 게시판에는 "강력범들도 아닌데 단속 과정에 헬기가 뜨고 군용 차량이 대거 동원됐으며 양손을 결박한 채 끌고 갔다", "단속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미국이 한국에 투자 유치를 요청해 놓고 뒤통수를 친 격", "공장 건설 초기 단계여서 경력이 탄탄한 직원들을 보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인가"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고용 현장 대규모 단속을 공언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면밀하게 대처해 오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고 나온다. 

미 현지 이민 전문 변호사는 "끌려간 한국인 직원들의 비자가 거의 대부분 합법적인 취업 활동을 할 수 없는 신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력 단속 기조를 감안한다면 해당 기업체에서 좀 더 면밀하게 대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美민주 아시아계의원·조지아주 민주당 의원 20여명 "파트너와 신뢰 약화"

조지아주 찰리 베일리 의장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선동...지역사회 위협하는 정치적 공포전술"

이번 이민 단속에 미 정치권과 언론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억제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번 단속을 옹호하고 있으나 민주당 정치인들은 행정부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의회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지아주의 민주당 하원의원 등 20여명은 6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 혈통을 다수 포함한 이민자 수백명이 구금됐고, 여기에는 미국 시민과 합법적인 영주권자도 포함됐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적인 범죄자를 겨냥하는 대신 대규모 추방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직장이나 유색인종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무분별한 행동은 가족을 찢어 놓고, 경제에 피해를 주며, 우리 글로벌 파트너들의 신뢰를 약화한다. 우리는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행정부에 (단속으로) 영향받은 노동자들을 위해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 상원의원,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을 포함해 20명이 서명했다.

또한 조지아주 민주당의 찰리 베일리 의장은 5일(미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현대차 공장에 대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과 조지아 전역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확대되는 ICE의 존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베일리 의장은 "이번 단속은 생계를 위해 성실히 일하고, 우리 경제를 떠받치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 고안된 정치적 공포 전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폭력 범죄자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조지아를 더 강하게 만드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가족과 기업, 생계를 희생시키는 정치적 선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외신 "군사작전 방불""체포과정 사전통보도 없어" "한미 경제협력에 찬물" "동맹 관계에도 부담"

미국 언론과 세계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력을 동원한 한국인 무력 체포에 당혹함과 충격을 보도하며 향후 한미 동맹과 경제협력에 나타날 우려를 제기했다. 

미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 4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급습, 체포에 대해 "급습 현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며 "모두 벽에 세워두고 차례로 조사한 뒤 일부는 허가증을 받아 현장을 떠났다"는 한 근로자의 말을 전했다. 

CNN방송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뿐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 미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및 조지아주 경찰 등 연방 및 주정부 10개 기관이 합동 투입됐다"며 "이번 단속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기습적으로 단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약 500명이 현장을 덮쳐 근로자 등 475명을 체포했다. 전원 불법체류자로 확인됐으며, 300명 이상이 한국 국적이었다"며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은 미국 현대 역사상 최대 규모 이민 단속 중심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해외 기업들에 강력한 이민 단속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번 체포는 한국 정부와 현대차를 당황하게 했다"며 "트럼프 정부가 동맹인 한국 정부에 아무런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면서 체포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WSJ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이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다수에 이른다"면서 "이 사건이 한미 산업 협력에 잠재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한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 내 사업 운영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보도했다.

WP는 "한·미 양자 관계는 현재도 진행 중인 관세 협상으로 민감한 국면에 놓여 있다"면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점을 설명하고 "현대·LG와 같은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이런 투자 추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단속은 (한국과 미국의) 무역 관계가 민감한 시기 이뤄졌다"며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겨우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70년간 이어진 동맹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포괄적 무역 합의를 했다"며 "이번 체포 사건으로 한국 관계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단속이 한미 동맹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단속은 미국 내 제조업 강화와 불법 이민 단속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핵심 정책 목표 사이에 잠재적인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핵심 동맹국과의 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 언론은 다른 아시아계 공장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 양국은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경제 협력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7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양국 간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미국 행정부 단속이 아시아계 등 외자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에서 경계감이 강해질 듯하다"고 관측했다.

李대통령 "신속 해결 총력 대응" 조현 "막중한 책임감…필요시 직접 방미"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같은날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들이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외교부는 산업부, 경제단체 등 기업과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 본부에서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가 현장에 파견되는 방안, 또한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에 직접 가서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도 5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인 구금된 미국 이민 당국 시설 내부 [사진=연합뉴스]
한국인 구금된 미국 이민 당국 시설 내부 [사진=연합뉴스]

체포된 한국인, 곰팡이·벌레 들끓는 수용소에 수감

영사 면담 시작…석방시기는 '불투명'

이번 단속으로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은 곰팡이와 벌레가 들끓는 열악한 환경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금 기간이 길어질 경우 건강 악화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현재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구금 시설에 있다.

공식 명칭은 구치소가 아닌 처리센터(Processing Center)로 ICE가 체포한 외국인의 체류 신분과 혐의 등을 조사하고 추방을 비롯한 처리 방침을 결정할 때까지 두는 장소다.

포크스턴 시설은 과거 국토안보부(DHS) 감사실의 불시 검사에서 열악한 환경을 지적받았다.

감사실이 2022년 6월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감사실은 2021년 11월 16∼18일 진행한 불시 검사에서 수감자의 건강,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 행위를 다수 식별했다.

감사실은 "찢어진 매트리스, 누수, 고인 물, 곰팡이, 낡은 샤워 시설, 환기 시스템에 곰팡이와 잔해, 만연한 벌레, 뜨거운 물이 부족한 샤워, 작동하지 않는 변기, 주방 냉동고의 고장 난 온도계, 따뜻한 식사의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는 6일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 기업 직원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치소(Processing Center)에서 수감된 한국인들을 만났다.

현장대책반 관계자는 "영사 면담에서는 기본적으로 인도적 문제나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고, 미국 측에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서배너에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반장으로 한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대책반은 300여명 전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면담하고 건강상의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에는 조기중 총영사가 시설을 방문해 시설 운영자 측을 면담했다.

조 총영사는 면담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에게 "우리 국민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달라고 얘기했고 실무진에서 가능한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되는 석방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민 당국은 불법 체류 등의 혐의로 체포한 이들의 체류 지위 등을 조사하고 향후 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일단 이들을 구금시설에 수용한다.

정부는 조사 과정이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불법 여부에 대한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더라도 일단 한국인들이 가능한 한 신속하게 풀려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與 "초당적 협력 나서야" 국힘 "700조 선물보따리 11일만에 뒤통수...李 실용외교 실패"

여야는 이번 사태를 놓고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700조 선물 보따리를 안긴 지 11일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정부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는 '700조 선물 외교'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교민의 안전과 기업인의 권익이라는 기본적 국익을 지키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주한미국대사조차 공석인 상황에서 우리 외교당국의 대응 공백이 드러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체포된 우리 국민의 안전 보장과 신속한 영사 조력, 그리고 향후 기업들의 고용·비자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불과 11일 만에 벌어진 초유의 사태이며, 한국과 미국 '제조업 동맹의 상징'인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며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현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엄중히 주시하며, 국민과 기업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이재명 정부의 외교 실패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백승아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미국의 한국인 체포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쟁을 위한 억지 주장을 중단하고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기업이 투자한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수백 명이 체포된 사건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외교 사안"이라며 "정부와 외교부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국회 역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은 한미정상회담까지 연계하여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심지어 뒤통수 운운하며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무책임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외교·안보와 국민의 안전은 초당적으로 지켜야 할 영역이다. 그것이 바로 책임 있는 보수의 품격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역시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억지 주장을 당장 중단하고, 국민을 위한 초당적 협력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