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벗기면 금빛 기름이 흐릅니다…" 예전엔 등불로도 쓴 ‘한국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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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기면 금빛 기름이 흐릅니다…" 예전엔 등불로도 쓴 ‘한국 열매’

위키푸디 2025-09-07 10: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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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동백나무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붉은 꽃으로 잘 알려진 동백나무는 예로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실제로 생활에 더 소중하게 쓰였던 건 꽃이 아니라 열매였다. 겉껍질을 벗기면 단단한 씨가 나오고, 씨를 으깨면 황금빛 기름이 흘러나온다. 바로 동백기름이다.

이 기름은 관상용 나무의 부산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던 중요한 자원이었다. 전기가 없던 시절, 집마다 등잔에 동백기름을 넣어 밤을 밝혔다. 불꽃이 밝고 안정적이면서도 그을음이 적어 다른 기름보다 귀하게 여겨졌고, 기름 한 병은 집안의 소중한 재산으로 대접받았다.

생활 곳곳에 쓰인 동백기름의 가치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동백기름은 불을 밝히는 등불 자원에 그치지 않았다.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가꾸는 머릿기름으로도 널리 쓰였다. 오래된 기록에는 동백기름을 바르면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실제로 남해안 어촌에서는 해녀들이 머리카락 손상을 막기 위해 동백기름을 두피와 모발에 발랐다고 알려져 있다. 

예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동백기름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동백기름은 올레산 함량이 많다.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올레산 덕분에 산화에 강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었다. 민간에서는 위장을 보호하고 기력을 보강한다는 목적으로 소량을 섭취하기도 했다. 상처 부위에 발라 살균 효과를 기대하거나 피부 트러블 완화에 쓰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백기름은 화장품 원료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립밤, 샴푸, 바디오일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며 천연 보습제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제주와 거제,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기름을 짜 판매한다. 일본에서는 ‘츠바키 오일’이라는 이름으로 산업 전반에 퍼졌고, 중국 일부 지역에서도 약용과 식용으로 쓰였다. 한국에서는 특히 등불 기름으로 쓰였던 독특한 역사가 함께 남아 있다.

채취 과정과 오늘날 쓰임

동백나무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동백나무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동백 열매는 여름부터 씨를 맺기 시작해 가을 무렵 갈색으로 변한다. 이때 껍질을 벗겨 씨를 꺼내고, 절구에 빻거나 돌확에서 눌러 짜면 기름이 나온다. 손이 많이 가고 수율이 낮아 많은 열매가 필요했기에 동백기름은 더욱 귀하게 여겨졌다. 현대에는 냉압착 방식이 도입돼 산패를 줄이고 품질을 높였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오일로 사용하며 보습과 영양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동백기름을 식용으로도 내놓고 있으며, 올리브오일과 유사한 성분을 지닌다고 알려져 샐러드드레싱이나 구이 요리에 쓰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피부에 잘 흡수돼 인공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와 전통을 잇는 자원으로서의 동백기름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동백기름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제주에서는 지금도 마을 단위로 동백나무를 관리하며 열매를 수확하고, 기름을 짜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세시 풍습처럼 이어진다. 어르신들은 집마다 돌확을 두고 직접 기름을 짰고, 남은 찌꺼기는 불쏘시개나 가축 사료로 썼다.

이러한 방식은 지역 주민들에게 공동체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관광 자원으로도 연결돼, 동백꽃 축제와 함께 동백기름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앞으로는 천연 오일 수요 증가와 친환경 생활 트렌드에 맞춰 동백기름의 가치가 더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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