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미국이 특유의 ‘경기력은 괜찮아 보이는데 잘 지는’ 양상을 한국 상대로도 보여줬다. 이겨놓고도 찜찜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9월 A매치 친선경기를 치러 미국에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평가전을 갖는다.
외견상 훌륭한 성과처럼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미국은 15위로 23위 한국보다 높다. 2026 FIFA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은 이 경기를 홈에서 치렀기 때문에 시차 및 체력 면에서도 더 우월한 면이 있었다. 한국은 원정에서 강팀을 잡았다. 미국은 크리스천 풀리식, 티모시 웨아, 폴라린 발로건, 세르지뇨 데스트 등 유럽파 스타들도 다수 출격시켰다.
하지만 미국의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면 한국 승리의 의미가 퇴색된다. 미국 방송사 ‘CBS’의 축구 계정 ‘골라소 아메리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후 FIFA 랭킹 30위 이내인 팀과 거둔 전적을 정리했는데, 충격적인 1승 7패다. 그것도 1승은 같은 북중미의 파나마에게 거뒀고 그 뒤로는 6연패였다.
지난해 미국에 부임한 포체티노는 이후 한국전 포함 9승 1무 7패를 당했다. 그래도 승률이 50%는 넘는 듯 보이지만 FIFA 랭킹 30위 아래 팀 상대로는 8승 1무, 위로는 1승 7패였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심지어 한국이 미국을 잡긴 했지만 결정력과 문전 수비력 외에 경기 장악 측면에서는 아쉬웠다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슛 횟수에서 미국이 17회 대 5회로 3배 넘는 차이를 냈지만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 패배했다. 반대로 한국 공격 상황에서 미국은 수비 대형이 깨지고 마크를 놓치는 등 우왕좌왕했다.
다음 상대 멕시코를 만나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야 한국의 스리백은 비로소 합격점을 받는 셈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자동 확정된 개최국이라 예선을 걸렀다. 지난 7월 끝난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결승에서 미국을 잡고 우승했고, 앞선 3월 끝난 CONCACAF 네이션스리그 역시 우승했다. 현재 북중미 최강자는 멕시코다. 또한 지난 1년간 북중미 외 지역 팀들과 가진 경기에서 뉴질랜드,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를 잡고 스위스에 패배하면서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미국의 같은 기간 타대륙 상대 전적이 1승 3패인 것과 대조적이다.
팀 홍명보의 진정한 시험대는 사흘 뒤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골라소 아메리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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