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미국으로 건너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9월 A매치 친선경기를 치러 미국에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날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했다. 홍 감독은 3-4-2-1 전형을 가동했는데, 손흥민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이재성과 이동경이 그 뒤를 받쳤다. 백승호와 김진규가 중원에, 이태석과 설영우가 윙백에 위치했고 김주성, 김민재, 이한범이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여러모로 손흥민에게 맞춰진 전술이었다.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한 뒤 줄곧 스트라이커를 소화했다. 최전방은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에 집중하게끔 활동반경을 제한해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다.
이날은 손흥민이 가장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뒷공간 침투 환경이 전술적으로 조성됐다. 홍 감독은 미드필더로 2선에 이재성과 이동경, 3선에 백승호와 김진규를 배치했다. 이재성과 이동경은 기본적인 움직임이 좋아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고, 연계는 물론 결정적인 패스도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백승호와 김진규는 킥이 좋아 먼 곳에서도 정확한 패스를 공급할 수 있다. 스리백을 가동해 후방에 숫자가 충분하므로 일정 부분 수비 안정감을 포기하고 손흥민에게 좋은 패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원 구성을 했다.
손흥민은 전반에만 1골 1도움으로 위력을 발휘하며 건재를 입증했다. 19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과 호흡이 특히 좋았다. 전반 18분 센터백이 넓게 벌려선 사이로 손흥민이 침투하자 이재성이 곧장 스루패스를 공급했다. 손흥민은 수비가 달라붙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에 공을 꽂아넣었다.
추가골 장면에서도 손흥민과 이재성의 호흡이 빛났다. 전반 43분 김진규의 패스를 손흥민이 이어받았고, 이재성과 원투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완전히 허물었다. 손흥민은 옆으로 공을 내준 뒤 프리즈 골키퍼에게 걸려 넘어졌고, 이 공을 이동경이 뒷발로 연결해 골문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손흥민은 후반 17분 교체되기 전까지 전반적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올여름 미국 MLS로 건너갔기 때문에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에서 따로 시차 적응이 필요없었다. 손흥민이 그간 대표팀 경기를 위해 유럽에서 아시아로 긴 여정을 떠나야했음을 감안하면 이번 경기에서 지난번보다 좋은 활약을 펼친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변함없는 공격력으로 자신이 여전히 한국 핵심이라는 걸 증명했다. 손흥민이 월드컵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만한 경기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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