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등 지역사회도 '활력'…지역소멸 막는 '익산형 농촌유학' 눈길
유학생·가족 "많은 시간 함께 보내…부지런해지고 몸도 맘도 건강"
(익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전북 익산시가 운영하는 '익산형 농촌유학' 프로그램이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정책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7일 익산시에 따르면 올해 2학기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생 5명이 웅포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로써 유학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총 17명(유학생 8명, 가족 9명)의 유학생과 가족이 웅포면에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됐다.
유학생 유치는 폐교 위기의 학교를 되살리고, 나아가 가족의 정착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폐교 위기 넘긴 웅포초…전교생 절반이 도시 유학생
익산형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웅포초는 전체 학생 수 16명 중 절반인 8명이 유학생으로 채워졌다. 도시 학생들의 전입이 학교 유지의 핵심 동력이 되는 셈이다.
웅포초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였지만, 농촌유학 덕분에 교실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교사·학부모·지역 주민 모두가 학교 공동체를 중심으로 다시 뭉치면서 마을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시는 웅포초를 농촌유학 거점학교로 지정하고,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통해 체류 공간을 정비했다. 리모델링부터 가구·생활용품 지원 등 주거 환경을 갖춰 도시 가족들이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부모 안지은씨는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 패턴이 부지런하게 바뀌고 마음도 몸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오기 전에는 막연히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선생님과 마을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아이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줘 가족 모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낮엔 뛰놀고 밤엔 별 보고…자연 속 행복한 아이들
익산형 농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일정 기간 농촌 마을에 거주하며 학교와 마을공동체를 함께 경험하는 정주형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학습 위주의 교육을 넘어 자연 속에서 뛰놀고, 현지 주민과 교류하며 마을 공동체에 스며드는 생활 중심형 교육이 특징이다.
웅포면은 백제 고분과 숭림사 등 다양한 역사 문화재와 금강·함라산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도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농작물을 관찰하거나 수확 체험을 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아울러 학교, 가족, 마을 공동체 구성원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사회성 향상과 가족 간 관계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웅포초에서 유학 중인 3학년 진서율 학생은 "첫 등교 후 농촌유학을 더 연장할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학교생활이 즐겁다"며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고 밤에는 별도 많이 볼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 '도시-농촌 연계' 모델…인구 반전의 실마리
익산형 농촌 유학 프로그램은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 지역소멸을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교육발전특구 사업 하나로 가족형 농촌체험캠프(11가구, 40명 참여)를 운영해 도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전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 캠프는 단기 체험을 넘어 장기 유학과 이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학을 왔던 한 가정이 익산에 아예 정착한 사례도 있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진소마을 김회중(63) 이장은 "유학 온 학생과 가족들이 최대한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마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늘어나니 마을에 활기가 돌고, 학교 폐교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도 교육과 정주, 공동체 회복을 하나로 묶는 농촌유학 확대 및 고도화를 통해 도시와 농촌을 잇는 지속 가능한 인구 반전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농촌유학은 도시 아이에게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에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양방향 정책"이라며 "교육을 매개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인구 유입 성과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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