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매각 피한 구글, AI 서비스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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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 매각 피한 구글, AI 서비스 탄력 받나

한스경제 2025-09-07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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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크롬’ 브라우저 매각은 불필요하다고 판결하면서 향후 구글의 사업 전반에 청신호가 켜졌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구글은 크롬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 법무부가 요구한 가장 강력한 제재 조치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구글은 2020년 10월 시작된 5년간의 반독점 소송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게 됐다. 판결 직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8% 급등하며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반독점 소송 판결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구글 주가./구글 금융
반독점 소송 판결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구글 주가./구글 금융

메흐타 판사는 크롬 매각을 기각한 근거로 “생성형 AI가 검색 대체재로 등장하면서 기존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챗GPT, 퍼플렉시티 같은 AI 검색 서비스 확산으로 새로운 경쟁 축이 형성됐기 때문에 강제 분할까지는 필요없다고 본 것이다.

크롬 매각은 피했지만, 구글은 여전히 상당한 제재를 받게 됐다. 법원은 구글에 대해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유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개 대상에는 검색 쿼리, 인덱스 정보, 사용자 선택 결과 등이 포함되며 이는 지난 20여년간 구축한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경쟁사에 개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매각이나 애플 등에 대한 계약금 지급 중단 같은 법무부의 주요 요구사항은 모두 기각됐다. 소송 과정에서 구글이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애플에 2022년 200억달러, 삼성전자에 60억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구글은 이러한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 검색 시장을 독점해왔다는 것이 법무부의 핵심 주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검색 기반 광고 사업의 근간인 크롬 브라우저를 보존함으로써 연간 100조 원이 넘는 광고 수익 구조를 지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AI 스타트업들이 웹 브라우저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자체 AI 브라우저 ‘아우라(Aura)’를 개발 중이며, 퍼플렉시티는 이미 '코멧(Comet)'이라는 AI 내장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달 구글에게 크롬 인수를 공개적으로 제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키워드 검색 패러다임에 도전하며 AI를 내장한 브라우저를 통해 단순한 검색을 넘어 '대화형 브라우징'과 '디지털 비서' 역할을 목표로 한다. 이들의 핵심 기능은 사용자의 복합적인 명령("에너지 효율 높은 에어컨을 찾아 자동 결제해줘")을 한 번의 대화로 처리하는 에이전트 기능이다. 이는 사용자가 여러 단계를 거쳐 직접 수행해야 했던 작업을 AI가 대신 처리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항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유지하게 된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와의 통합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지난 5월 개발자 컨퍼런스 Google I/O에서 제미나이를 크롬에 통합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브라우저 내에서 직접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통합 기능으로는 AI 자동완성, 웹페이지 요약, 언어 자동 감지 및 번역, 예측 검색 기능 등이 있다. 전 세계 69.23%의 점유율을 보유한 크롬을 통해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어, 방문 이력, 클릭 패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 구현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구글이 AI 시대에도 웹 생태계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크롬 브라우저라는 핵심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구글은 제미나이 AI와의 통합을 통해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브라우저는 단순한 웹 탐색 도구를 넘어 AI 에이전트로서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구글이 크롬을 통해 얼마나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미래 디지털 생태계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된 이후 미국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알파벳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현재 주가 235달러 대비 10% 이상 높은 250~260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판결이 너무 관대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반독점 단체인 오픈마켓 인스티튜트의 배리 린은 “이번 판결은 구글과 다른 독점기업들에게 심각한 법적 위반에도 경미한 처벌만 받는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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