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 D.C. 주민 수천 명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내 주방위군 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P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수천 시위 군중은 '우리는 모두 D.C.(We Are All D.C.)'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방위군 배치에 항의하는 가두행진을 펼쳤다.
시위대는 일부 이민자와 팔레스타인 지지자도 가세한 채 "트럼프는 물러나라", "D.C.를 해방하라", "독재에 항거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흔들며 움직였다.
반대시위에 참여한 알렉스 라우퍼는 "D.C. 점령에 항의하기 위해 나왔다"며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하며 연방경찰과 주방위군은 당장 철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범죄가 수도를 위협하고 있다며 공공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경찰(Metropolitan Police Department)을 연방 직속으로 전환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포함한 연방 법집행 인력도 대거 워싱턴 시내에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다르게 미국 법무부 통계로는 2024년 워싱턴 D.C.의 강력범죄율은 최근 3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D.C.는 미국 의회 관할의 자치 연방구로 주방위군은 일반적으로 각 주지사 소속이나 D.C. 경우 대통령 직속이다.
현재 수도에는 6개 공화당 주에서 파견한 주방위군을 주축으로 2000여명이 배치돼 있다.
육군 당국은 이번주 주방위군 등 임무 기간을 오는 11월30일까지 연장했다. 다만 언제 철수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시카고 등 민주당이 이끄는 다른 도시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1979년작 베트남 전쟁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패러디한 이미지를 올리며 시카고에 주방위군 배치하겠다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는 이제 국방부가 왜 '전쟁부'로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군복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과 헬리콥터, 폭발 장면이 어우러진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보도진을 통해 ICE 요원과 군용차량이 시카고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추가 인원도 투입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사는 케이스(가명)라는 시위 참가자는 "지금 D.C.에서 벌어지는 일이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D.C.에서 이를 허용한다면 점점 더 많은 지역이 같은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에 머물지 않고 수도 외곽의 개인 소유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앞서 워싱턴 D.C. 검찰총장 브라이언 슈왈브는 5일 주방위군 배치가 위헌이며 여러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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