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라힘 스털링(30)의 이름은 한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어 중 하나로 빛났지만, 이제는 첼시의 ‘문제 덩어리’로 불린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는 6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새로운 행선지를 찾지 못한 스털링의 현실을 ‘기구한 유배 생활’로 규정하며 분석했다.
2022년 5,600만 유로 영입… 그러나 그림자만 남았다
스털링은 2022년 여름 5,600만 유로(약 912억 원)의 이적료와 주급 32만 5천 파운드(약 6억 1천만 원)를 약속받고 첼시에 입단했다. 토드 보엘리 구단주의 ‘뉴 첼시 프로젝트’ 첫 대형 영입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세 시즌이 지난 지금, 그 투자는 실패에 가까운 결과로 남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 맨체스터 시티에서 7년간 빛났던 전성기와 달리, 첼시에서의 스털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1군에서 밀려난 스털링은 지난 시즌 아스널로 임대돼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지휘를 받았지만, 28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며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새로운 구단을 찾지 못한 채 스탬포드 브리지에 남게 됐다.
3,400만 유로 남은 계약… 첼시와 ‘치킨게임’
아스는 “첼시는 스털링에게 남은 3,000만 파운드(약 563억 원)의 연봉을 부담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어, 구단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하지 않는 이상 그가 받을 금액은 보장된다. 현재 첼시에서 스털링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선수는 없다.
BBC에 따르면, 구단과 스털링은 계약 해지 보상금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첼시는 거액의 보상금 지불을 꺼리고 있고, 스털링 역시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며 떠날 생각이 없어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털링은 최소한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까지 첼시 1군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첼시 폭탄조’에 포함된 스털링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첼시는 아셀 디사시, 다비드 다트로 포파나와 함께 스털링을 내보내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을 ‘첼시의 폭탄조(bomb squad)’라고 부르며, 1군 훈련과 시설 접근이 제한된 채 사실상 유배 생활을 하는 신세라고 전했다.
아스는 “첼시 2군에서의 삶은 결코 호화롭지 않다. 1군 시설 이용이 제한되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스털링은 이제 ‘국제 A매치 휴식기 이후 자신이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 가늠하며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몰락한 스타, ‘유배자’의 운명
한때 맨시티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핵심이었던 스털링은, 이제 30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에서 시작해 첼시 최고 연봉자 신분을 얻었지만, 현재는 그 거액 계약 때문에 오히려 구단과 얽매인 ‘유배자’로 전락한 것이다.
첼시의 대대적 리빌딩 속에서 스털링이 다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의 기구한 상황은, 스타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부진과 계약의 덫 앞에서 얼마나 빠르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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