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파운드 대표팀, 광주 세계선수권서 남·녀·혼성 단체 모두 조기 탈락
(광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휴가 한 번도 없이 진짜 열심히 준비했는데…."
한국 양궁 컴파운드 남자 대표팀의 대들보 김종호(현대제철)는 6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혼성 단체전 8강전에서 탈락한 뒤 고개를 떨궜다.
김종호는 이날 소채원(현대모비스)과 함께 출격한 혼성전 8강에서 대만과 슛오프 승부를 펼친 끝에 1점 차로 아깝게 졌다.
앞서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도 8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김종호는 최용희(현대제철), 최은규(울산남구청)와 함께 나서 16강전에서 과테말라에 234-231로 이기며 가뿐하게 토너먼트를 시작했으나 그다음 경기에서 슬로베니아에 229-230, 딱 1점 차로 패하고 말았다.
김종호는 최용희와 함께 컴파운드 남자 대표팀의 주축으로 10년 넘게 활약해왔다.
컴파운드는 올림픽 종목인 리커브에 비해 대중적 관심을 못 받는 종목이다.
게다가 한국이 절대적인 강팀으로 군림하는 리커브와 달리 국제무대 경쟁이 치열한 탓에 입상하기도 버겁다.
'음지'에서 묵묵히 활시위를 당겨온 김종호를 비롯한 컴파운드 대표팀 선수들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특별했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컴파운드가 정식 종목이 됐다는 낭보가 전해지고서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이기 때문이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종호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고, 올림픽 정식종목도 됐고 해서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성적이 안 났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김종호는 올해 휴가를 한 번도 안 쓰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등 국제대회 준비에 매진했다고 한다.
월드컵에서는 지난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일찍 탈락했다.
컴파운드는 세트제가 아닌 누적 점수로 승부를 가리기에 한 발 실수가 승부를 가른다. 이날 남자 단체전 8강전과 혼성전 8강전에서 부족했던 '1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종호는 "국내에서 하는 대회다 보니 관련 뉴스가 많아 친구들, 지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졌다"면서 "마지막이 너무 아쉽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내가 9점 쏘면, 상대가 8점을 쏴 주는, 그런 운이 따르기도 하는데, 오늘은 계속 타이트하기만 했다"고 돌아보면서 "결국 내 연습 부족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자책했다.
아직 도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7일 남녀 개인전이 시작된다.
김종호는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에서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따낸 세계적인 실력자다.
김종호는 "지금 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 같다. 잘하고 나서 멋진 인터뷰 해보겠다"면서 "오늘 저녁은 굶어야겠다. 입맛도 없다"고 말했다.
소채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여자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16강에서 패했다. 딱 한 경기만에 탈락했다.
소채원은 "오늘 아쉬웠던 것들을 내일 훈련에서 보완하겠다. 좋은 결과를 안고 갈 수 있도록 악착같이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ahs@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