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폐업’ 식당가, 압도적 고정비에 ‘셔터’ 내렸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줄폐업’ 식당가, 압도적 고정비에 ‘셔터’ 내렸다

이뉴스투데이 2025-09-06 15:00:00 신고

3줄요약
서울 중구의 한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 앞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서울 중구의 한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 앞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임대료와 원재료 가격 등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고정비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불확실한 정세로 유가, 원재료 가격 등이 오르면서 지역 상인들까지 고통받는 상황이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버틸수록 적자가 심해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응답 중 43.6%가 개점 3년 내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항목으로는 원재료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을 꼽았으며, 실제 개업 1년 차 생존율은 3분의 1이 넘는 약 65.3%에 달한다. 신규 점포들이 개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식당가에서 폐업이 늘어나는 현상은 불황이 아닌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원재료와 인건비, 임대료·수수료 등 ‘고정비 3중고’가 자영업자의 손익을 압박하면서 생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국산 재료 외 수입 원재료도 환율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고, 국제 유가 상승은 물류·운송비를 끌어올린다.

이로 인해 외식업계는 가격을 올려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가격을 유지하면 손실이 증가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인건비 부담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점포는 야간 영업을 줄이거나 전체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실정이다. 팬데믹 이후 배달 서비스는 새 수익 창구가 됐지만, 높은 수수료가 고정비용에 추가되며 자영업자가 짊어질 무게는 늘어가고 있다.

고정비 압박은 상권의 안정성도 흔들고 있다. 단기간 매출 증가에도 고정비용 역시 함께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돼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신규 창업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낮은 생존율로 개업 후 적자, 폐업 후 공실이 반복되는 등 점포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상권은 활력을 잃고, 공실 장기화로 이어진다.

줄폐업은 상권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도 파급된다. 식당이 문을 닫으면 인근 점포 매출도 줄고 소비자 유입이 감소해 상권 전체의 매출 규모 역시 낮아진다. 특히 음식점은 인근 소매점, 마트, 주차장 등과 연계돼 있어 한 곳의 영업 중단 여파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구조다.

명동의 한 폐업 가게 앞에 공과금 독촉장 등이 쌓여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명동의 한 폐업 가게 앞에 공과금 독촉장 등이 쌓여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고용 축소 효과도 뚜렷하다. 자영업 부문은 국내 취업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영역이다. 폐업이 늘면서 청년·고령층 단기 일자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음식점 아르바이트와 단시간 근로는 생계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감소는 곧 가계 소득 축소로 이어진다.

세수 측면에서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점포 영업 중단은 곧 지방세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상권 관리와 지역 지원 사업 여력 축소로 연결된다.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으면 공공 서비스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책의 공백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제도는 창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거나 폐업 시 정리 비용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실제 영업을 이어가면서 발생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원자재비 등 고정비 부담을 완화할 장치는 부족하다.

현행 제도는 창업을 유도하는 역할에 치중하고, 정작 운영 과정에서 자영업자가 버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결과적으로 점포는 단기간 내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회전 구조에 갇히게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사후 관리 부재 속에서 영세 자영업자는 고정비 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되며, 지원 체계가 현장의 실질적 수요와 멀어져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자영업 단체 관계자는 “도전 가능한 사업 중 외식업은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 생계 대안으로 꼽혔던 과거와는 정반대인 현실”이라며 “임대료, 인건비뿐만 아니라 고정비로 불리는 항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점주들의 부담이 완화되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