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딸이랑 데이트하려고 성수에 왔는데 처음 보는 올리브영 매장이 보여서 들어왔어요. 백화점처럼 직원이 화장도 해주니까 테스트할 수 있어 좋고 화장품이 아니더라도 구경할 게 많아서 재밌네요”
침체된 골목 상권이 새로운 활기를 맞았다. 올리브영을 찾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인근 카페·식당·편의점으로 이어지면서 상권의 맥박을 살리는 ‘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찾은 성수 거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양산을 쓴 관광객과 쇼핑백을 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명 맛집 앞은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고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매장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인파가 몰렸다.
연무장로 초입에 위치한 올리브영N 성수점은 단순한 뷰티 매장이 아니라 성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지점이자 주변 골목 상권으로 손님을 흘려보내는 관문 역할을 한다.
지난해 기준 올리브영 국내 매장 수는 1371개, 멤버십 회원은 1560만명에 달한다. 올리브영 기존 타깃인 20·30세대 여성을 넘어 다양한 세대와 성별이 매장을 찾으며 상권의 집객력을 높이고 주변 점포 매출에도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올리브영N 성수점과 같은 특화매장은 단순 쇼핑을 넘어 머무르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올리브영N 성수점은 기존 올리브영 매장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구조를 지녔다. 매장은 총 5층으로 구성돼 있었고, 층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고객층을 세분화했다. 남성 전용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으며, 백화점에 입점하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는 ‘럭스 에딧’이라는 구역으로 묶어 이미지를 확장한 모습이었다. 곳곳에는 팝업스토어처럼 꾸민 체험형 뷰티 브랜드 존이 자리해 이색적 풍경을 연출했으며 유명 렌즈 브랜드도 입점해 있었다.
20대 남성 방문객은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매장이 종류가 제일 많아서 성수 오면 꼭 들르게 되는 것 같다”며 “여기 들른 뒤 친구랑 근처 카페에 갈 예정”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또 화장품 원재료를 소개하는 전시 코너도 마련돼 있어 제품의 제작 과정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재미를 더했다. 4층 라운지 공간에서는 특정 등급이나 카드를 보유한 고객 대상으로 음료 및 디저트를 제공했으며 메이크업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문구와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확장했고 남성 뷰티 팝업스토어를 별도로 꾸려 새로운 타깃층을 겨냥했다.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전시·쇼핑이 어우러진 복합 매장으로 변모하면서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성수 상권 전체의 활력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근처가 직장이라는 30대 여성 고객은 “회사가 근처라 퇴근하고 집 가는 길에 자주 온다”며 “이 지점이 향수가 제일 많아 새로운 브랜드가 보이면 꼭 시향해보는 편으로, 제품이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고객층이 몰리면서 올리브영은 인근 골목 상권에도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인근 카페, 음식점, 편의점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소비가 확산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만의 멀티 카테고리·옴니 통합 채널 전략이 주변 상권까지 덩달아 유입 인구가 증가하는 ‘집객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주변 상권에서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근처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씨는 “올리브영 쇼핑백 든 고객들 많이 본다”며 “큰 매장이 입구쪽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우리 가게까지 보고 가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팝업스토어 진행 요원인 B씨도 “10·20고객은 루틴처럼 올리브영을 들리는 거 같다”며 “저도 20대인데 이런 특화 매장은 궁금해서 갈 거 같긴하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최근 비수도권 지역에서 ‘타운 매장’ 전략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 지방 도심에 대형·체험형 매장을 열어 지역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고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화 상품을 내세워 상권을 살리는 거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리브영이 단일 매장 매출을 넘어 상권 전체를 활기차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집객력과 특화 매장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하면서 새로운 골목상권의 활력소로 자리하는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단순히 브랜드 하나의 성과를 넘어선 상권 전체에 영향을 주는 매장이 될 수 있다”며 “지역 특화 매장같은 전략이 쇼핑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 유입 인구를 늘리고 소비 흐름을 확장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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