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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에서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시헌이 2년 전 당시 상대였던 로이 존스 주니어(미국)를 직접 찾아가 금메달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복싱선수 박시헌, 35년만 '로이 존스 주니어'에 금매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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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는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2년 전 박시헌이 직접 찾아와 자신에게 금메달을 돌려주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 있는 존스의 체육관에 방문한 박시헌은 옛 상대를 만나 뜨겁게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이어 박시헌은 통역을 맡은 자신의 아들을 통해 "내가 금메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 당신에게 돌려주고 싶다. 금메달은 당신의 것이다"라고 말하며 존스에게 금메달을 전달했습니다. 단순한 인터뷰 촬영으로 생각했던 존스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감정에 복받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1988 서울 올림픽' 복싱 오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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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에서 박시헌은 존스에게 3-2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하지만 펀치 수에서 86-32로 앞서는 등 경기 내용은 존스가 압도적으로 우세했습니다. 당시 결과가 발표되자 링 위의 두 선수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결국 이날 판정은 올림픽 복싱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남았습니다.
1996년 공개된 구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 문서에서 동독이 종합순위 경쟁국인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당시 부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동독은 금메달 1개 차이로 미국을 제치고 소련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해당 경기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경기를 진행했던 심판 3명이 모두 징계를 받았으며, 이 중 2명은 영구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박시헌, 극심한 스트레스에 자살 충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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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헌 역시 국내외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채 결국 은퇴했습니다. 박시헌은 은퇴 후에도 대인 기피증을 앓는 등 계속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왔습니다.
반면 존스는 프로로 전향한 후 34년을 더 활동하며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등 복싱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남았습니다.
박시헌은 2020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당시 2등으로 끝났더라면 인생이 훨씬 더 행복했을 것"이라며 가끔씩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존슨 "신의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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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금메달을 돌려주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 온 박시헌은 2023년, 35년의 기다림 끝에 존스에게 직접 금메달을 전달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냈습니다.
존스 역시 SNS를 통해 “1988년, 나는 복싱 역사상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에서 금메달을 빼앗겼다. 하지만 신의 은총으로 그 메달을 차지한 선수가 내 고향까지 찾아와 메달을 돌려줬다”고 밝히며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2023년 박시헌을 모티브로 한 진선규 주연의 영화 '카운트'가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박시헌은 제주 서귀포시청 복싱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독에서 작업했다는데 선수는 무슨죄냐..저렇게 돌려주는것도 쉽지않다!", "솔직히 선수가 무슨 죄냐?... 박선수가 심판에게 뇌물 주고 매수한 것도 아닌데.", "진정한 남자다.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기억납니다.본인께서도 판정에. 수긍이 어려워 기뻐하지 못 했던 장면이 생생합니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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