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주민들 "하천 유입 시 상수원 오염…가뭄 핑계 꼼수 방류"
(정선=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20㎞가량 떨어진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을 활용하는 방안이 지속해서 거론되자 정선군이 다시 한번 '도암댐 방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선군은 5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올해 3분기 정기회의를 열고 군정 주요 정책과 지역 현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석 명절에 대비한 물가안정 대책 추진과 제50회 정선아리랑제를 비롯해 '강릉시 가뭄 관련 도암댐 방류 논의 대응'이 테이블에 올랐다.
최승준 군수는 "강릉시 가뭄 해결책으로 한국수력워자력의 도암댐 용수 방류 검토에 군민들의 '방류 반대' 뜻이 분명히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각 기관·단체의 신속한 대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군수를 비롯해 군의회, 경찰서, 소방서, 국유림관리소,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선군종합사회복지관 등 관계 기관·단체장 3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정선군번영연합회는 지난달 26일 도암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강릉시 물 부족을 핑계로 한 한국수력원자력의 도암댐 발전방류 꼼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도암댐 방류로 인해 퇴적물이나 흙탕물이 정선군 송천으로 유입되면 상수원이 오염돼 생존권을 위협받는 만큼 도암댐 활용을 '발전방류 꼼수'로 규정하며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강릉지역 시민단체도 전날 시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검증되지 않은 수질과 수계 문제 등 20년 넘게 지속되어온 쟁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도암댐 방류 거론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론화 과정 없이 재난을 핑계로 조직의 이해관계를 졸속으로 해결하는 것은 또 다른 재난을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질보다도 온도 차이가 나서 도암댐 물을 받을 수 없다"며 "강릉은 해발 30∼40m이지만 도암댐은 해발 900m로, 수온이 4∼5도 정도 차이나 농업용수로 넣으면 냉해가 생기고, 하천으로 보내버리면 생태계에 혼란이 온다"고 말했다.
도암댐은 1990년 남한강 최상류 송천에 발전을 위해 건설된 댐이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의 관을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강릉시를 관통하는 남대천에 흘려보내는 방식의 유역변경식 발전이 2000년까지 이뤄졌으나 방류수가 남대천을 오염시킨다는 주민 반발에 2001년 3월 발전을 위한 방류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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